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 기관이 합심해 1분기까지 90만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90만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는 4조원 안팎의 예산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 대통령이 4월 선거를 앞두고 실업 대란이 우려되자 또 한번 국가 재정으로 단기 일자리를 대거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는 1월의 고용 충격을 딛고, 2월을 변곡점으로 하여 빠르게 고용 회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범부처적인 총력 체제로 대응해 주기 바란다”며 “공공 부문과 재정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로 당장의 고용 한파를 이겨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8만명 감소하는 등 외환 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역대급 고용 위기”라며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에 일자리 예산을 넣어달라고 요구했었다. 결국 1분기 내에 추경을 편성해 4차 재난지원금과 일자리 예산을 모두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019년 정부 예산안에 취약계층 90만개 일자리를 만드는 데 3조7666억원을 편성했던 것을 감안하면 4조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4차 재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규모를 최대 30조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공공 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주문했지만 공공 기관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본지가 공공 기관 경영 정보 공시 사이트인 ‘알리오’의 공기업 신규 채용·직원 재취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공공 기관 340곳의 작년 신규 채용 인원은 2만7490명으로 2019년에 비해 17.8% 줄었다.
야당에선 당장 “선거용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작년 4월 총선 전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카드로 집권당이 압도적 승리를 하지 않았냐”며 “최근 실업 대란은 코로나 탓도 있지만 최저임금 과속 등 정부 정책 잘못도 큰데 이걸 또 국민 세금으로 막으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