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與野)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족이 부산 가덕도 일대에 대규모 토지를 매입한 것에 대해 “토지 매입 배경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오 전 시장 일가의 ‘가덕도 로또'와 외지인들의 투기 의혹이 ‘신공항’ 효과를 반감시킬까 고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3일 기자들과 만나 “오 전 시장 일가족이 언제부터, 무슨 목적으로 가덕도 입구 쪽의 땅을 소유했는지 속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이 직접 하기보다는 땅을 소유한 기업이 토지 매입 배경에 대해서 가급적 빨리 해명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빨리 해명하지 않으면 가덕도 공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성명에서 “민주당이 ‘가덕가덕(가득가득)’ 힘을 몰아 달라던 신공항 예정지는 알고 보니 오거돈 일가의 로또 투기 지역”이라면서 “‘투기 DNA’의 문재인 정부가 당당하다면 즉각 검찰 수사를 의뢰하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 전 시장 장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이 지난달 평당 350만원에 본인이 소유한 가덕도 토지 1488㎡(약 450평)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공항 특수로 대항동 일대 토지의 평당 호가가 700만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세의 절반으로 ‘급매물’을 내놓은 셈이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실에 따르면 매매계약은 현재 논의 단계로, 오 사장 땅은 15억75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이 2005년 토지를 매입할 당시 평당 70만원에 거래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최소 5배 이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가덕도 진입 길목에 오 전 시장 일가족 회사가 보유한 7만6885㎡(약 2만3300평)의 토지 시세가 1000억원을 넘는다는 얘기도 현지에서 나온다.
대한제강 측은 “오 사장이 낚시가 취미여서 별장을 짓기 위해 토지를 샀는데, 불필요한 오해가 있어 팔기로 했다”고 했다. 윤한홍 의원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꼬리 자르기 하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