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 언론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이번 달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가짜 뉴스 폐해를 내버려둘 수 없다”며 국회 통과를 강행할 방침이다. 야당에선 “작년부터 계속된 코로나 사태와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여당이 ‘언론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언론 관련 단체들도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의 언론 관련 법 개정 작업은 당내 미디어·언론 상생 TF(태스크포스)가 주도하고 있다. TF는 이른바 ‘언론 개혁’을 내걸고 중점 처리 법안 6건을 지정했다. 허위·불법 정보로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게 하는 내용의 윤영찬 의원 법안이 핵심이다. 김영호 의원은 정정 보도를 하는 경우 처음 보도와 같은 시간·분량·크기로 하도록 규정하고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최고 3000만원 물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TF 단장을 맡은 노웅래 의원은 지난 2일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가짜 뉴스로 불리는 허위·왜곡 정보가 넘쳐난다”며 “억울한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미디어 피해 구제 6법 입법을 책임지고 조속히 관철해낼 것”이라고 했다. 노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에 대해서는 “명백한 허위·왜곡 정보에 대해 현행 손해배상액을 3배까지 올려 회복 불능의 과도한 피해를 구제하자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틀어막으려는 시도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허위·불법 정보의 기준이 모호하고, ‘고의가 아니면 처벌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도 얼마든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애초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 대상에 언론과 포털 사이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했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에서 난무하는 가짜 뉴스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다 지지층에서 “적폐 언론이 주적인데 왜 빼느냐”는 반발이 나오자 언론과 네이버·구글 등 포털까지 포함했다. 야당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정부·여당 비판이 거세지자 여당이 언론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가짜 뉴스를 명분으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부에 불리한 뉴스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