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6·11 당대표 선거 당원 투표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예비 경선을 2·3위로 통과한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1위로 본선에 올라온 이준석 후보를 거듭 ‘유승민계’라 지목하며 공격했다. 나·주 후보는 과거 이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공격하면서 한 발언도 다시 거론했다. 그러나 4·5위로 본선에 올라온 홍문표·조경태 후보는 “계파 논쟁은 전당대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 “부끄럽고 창피하다”며 나·주 후보를 비판했다.
나 후보는 2일 라디오에서 이 후보를 향해 “특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안철수 대표 쪽과도 ‘별로 사이가 안 좋다’고 본인도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며 “여러 구원(舊怨)도 있었던 것 같은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 후보가 2019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을 할 때 사석에서 안 대표 비하 발언을 해 당에서 징계받은 사실을 언급한 것이다. 나 후보는 전날 TV 토론에서도 “이 후보가 과거 안 대표에 대해 심한 말 해놓고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했지만 나중에 녹취 파일이 나왔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사석에서 ‘안 대표가 그렇게 하면 XX 되는 거지’라고 한 발언”이라며 “저는 문제가 될 발언이라 생각 안 한다”고 했다.
주 후보는 이 후보 아버지가 대선을 준비 중인 유승민 전 의원과 고교·대학 동기라며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주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이 후보가 아버지 친구인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을 했고, 이번에도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유 전 의원 사무실에서 했다”며 “이런 친분 관계 때문에 당대표가 되면 공정한 대선 경선 관리가 되겠느냐”고 했다. 주 후보는 부산·울산·경남 합동 연설회에서도 “특정 후보와는 특별 관계이고 또 다른 후보와는 악연인 사람은 당대표를 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정 후보’는 유 전 의원, ‘또 다른 후보’는 안 대표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에 이 후보는 “일부 후보가 구태로 네거티브 선거를 치르려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국민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나 후보를 직접 언급하며 “강경 보수층이 유 전 의원에 대해 가진 반감을 이용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승민계’ 논란을 의식한 듯 “‘버스에 탑승해 같이 가자’는 제 메시지에 화답하듯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며 “당 밖의 좋은 분들이 당에 들어온 뒤 공정한 경쟁으로 강한 후보를 뽑으면 우리는 무조건 이긴다”고 했다. 이 후보는 부·울·경 합동연설회에서 나·주 후보를 향해 “아직 네거티브에 몰두하는 후보도 있다”고 한마디 언급했지만, 연설 대부분을 부·울·경 지역 경제 발전 방향에 할애했다.
홍문표 후보는 계파 논쟁에 대해 “이런 모습이 우리 당이 개혁·변화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인가”라며 “정책 대결이 필요한데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은 한 분도 없다”고 했다. 조경태 후보는 “계파를 운운하는 것은 전당대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특정 계파가 배후에 있다는 주장들은 설득력 없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