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조선DB·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는 올해 36세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제1야당 얼굴’로 그려갈 모든 행보가 여의도 정치문법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당장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58) 대표의 카운터 파트가 된다. 두 사람은 22살 차이가 난다. 송 대표가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할 무렵 이 대표는 영아기를 지나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추가경정예산, 상임위원회 법안 통과, 대선 과정의 신경전을 비롯한 모든 현안에서 충돌할 때마다 난처해지는 것은 바로 송 대표”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송 대표와 이 대표가 기싸움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는 구태와 신진의 대립구도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1.06.11 이덕훈 기자

제1야당 대표자격으로 대통령을 만나는 영수회담의 풍경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68)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 보다도 3살 어리다. 문 대통령이 막내아들뻘 이 대표와 무릎을 맞대고 정국을 논하는 장면이 현실화 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세대의 대변자인 이 대표가 문 대통령 면전에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은 어디 갔느냐'고 따지는 장면도 불가능 한 건 아니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의원 102명 모두도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이 대표의 등장으로 그간 국민의힘에서 청년의 기준이었던 ‘만 45세 미만’도 달라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내 투톱’인 김기현(62) 원내대표 또한 아버지 뻘인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향후 이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야권 대선주자들과의 관계설정도 관심사다. 윤석열(61) 전 검찰총장, 홍준표(67)의원, 유승민(63) 전 의원, 오세훈(60) 서울시장, 원희룡(57)제주도지사와도 적게는 21세, 많게는 31세나 나이차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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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이 대표에게 결재를 받아야 할 국민의힘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잔잔했던 직장생활에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기분”이라는 농담이 오간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71) 전 국무총리는 앞서 “옛날에 영국에 밀리밴드라는 39세짜리 당대표가 나온 적이 있는데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었다. 이 과정에서 정 전 총리는 대선관리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거기다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長幼有序) 문화도 있다”고 했었다. 장유유서는 연령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유교의 윤리 규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