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인천 동구 한 장례식장에서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천안함 폭침 당시 전사한 정종율 해군 상사의 아들 정모(왼쪽)군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오른쪽은 최원일 천안함 전 함장. /윤석열 캠프

국민의힘 지도부가 2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하락세와 메시지 혼선 등을 거론하며 입당을 촉구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여의도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고 지역 방문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이 정체되거나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입당을 거듭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날도 “여의도 정치와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느냐”며 독자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구상한 정치 일정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양측이 입당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샅바 싸움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위험하다”고 언급하며 “전문적인 인사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8월 말 경선 열차 출발’을 예고하며 윤 전 총장을 향해 ‘경선 시작 전 입당’을 권해왔다. 그런 이 대표는 이날은 “(윤 전 총장에게) 여의도 정치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잘못된 조언을 듣고 있을 수 있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입당보다 독자 노선을 조언하는 참모 말에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얘기다.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도 윤 전 총장 캠프의 언론 대응이나 메시지 관리에 문제가 있다면서 입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캠프에서 윤 전 총장을 두둔하고 해명하는 기능이 조금 부족하다”며 “입당해서 의원들이 옆에서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했다. 최근 윤 전 총장을 만나 입당을 권유한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윤석열 팀(캠프)에 문제는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주변에 대선 캠프를 이끌어본 경험이 있는 선거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부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도우려 해도 무소속으로 있다 보니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이날도 “지지율은 조사 방법이나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는 것”이라며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이 가리키는 길로 걸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선 야권 단일화 경선과 관련해 “당 밖이나 안에서 모두 할 수 있다”고 했다. 계속 장외에 있으면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단일화 경선을 치르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 지인은 “정권 교체와 좌우 진영에 얽매이지 않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윤 전 총장이 지지율 유불리를 따져 입당한다면 오히려 윤석열다움을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전직 의원도 “윤 전 총장은 여야 기성 정치권의 협공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캠프 인력을 보강하면서 당분간 애초 계획대로 밀고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 사정에 밝은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 경선이 끝나는 11월까지 독자 캠페인을 이어가는 것은 무리인 만큼 8월 중순 입당을 결행하자는 의견도 주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캠프 내부도 독자노선파와 입당파로 갈려 있다는 것이다.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북한 인권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에 입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찾아 국민의힘 태영호·한기호·김정재·박성중 의원을 차례로 만났다. 이어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나 대선 준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이 감사원장 재직 중 감사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 의혹에 대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그 자체도 심각한 문제지만,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국가 시스템이 완전히 지켜지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