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대선 기간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 ‘크라켄’을 가동하기로 했다. 크라켄은 스칸디나비아 전설에 나오는 바다 괴물로, 지난 대선 기간 ‘드루킹’ 일당이 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에 맞설 방어 체계라는 뜻이 담겼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선거 전략을 담은 ‘비단 주머니’를 전달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크라켄이다.

복주머니 손에 든 윤석열 -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윤석열(오른쪽) 대선 후보가 이준석 대표로부터 받은 비단 복주머니를 양손에 들고 웃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에게 선거 비책을 전달한다는 상징적 의미로 복주머니를 준비했다고 한다. /남강호 기자

이준석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크라켄을 소개하면서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여론 조작을 일삼는 여당에 대응하는 우리의 온라인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했다. 크라켄은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와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있는 대선 관련 기사와 댓글을 자동으로 수집·분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조작이 의심되는 댓글이 포착되면 당 차원에서 이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크라켄을 오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크라켄은 지난달 초 국민의힘 디지털정당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이준석 대표가 채택하면서 개발로 이어졌다. 디지털정당위원회는 IT·통신·빅데이터 관련 전문가들이 모인 당내 조직으로 IT·보안 전문가 출신인 이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준 ‘비단 주머니’에는 크라켄 외에 2030세대의 마음을 얻을 전략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만간 윤 후보의 모교인 서울대에 국민의힘 대학 지부 설립 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그 자리에 이 대표와 윤 후보가 함께 참여할 것”이라며 “청년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이 대표의 비단 주머니도 곧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