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4인까지로 축소하고 전국에 걸쳐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식당·카페의 경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며, 미접종자는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배달만 허용된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출발 45일 만에, 문재인 대통령의 “후퇴는 없다” 발언(지난달 29일) 이후 16일 만에 ‘위드 코로나 포기’ 선언으로 바뀐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는 당면한 방역위기 극복을 위해 의료역량 확충과 백신접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하루 빨리 확산세를 제압해야만 이번 고비를 넘어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거리두기 조정 방안은 금주 토요일(18일) 0시부터 특별방역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되며, 연말에 방역상황을 다시 평가하기로 했다.
조정 방안 골자는 지난 6일부터 기존 8~10명(수도권·비수도권)에서 6~8명으로 축소한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다시 4명으로 줄이는 것이다. 또 전국적인 병상 부족 사태를 감안해 이번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누지 않고 같은 인원 수를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사실상 지난해 12월 ‘3차 대유행’ 당시 도입했던 거리 두기 강화 방안과 비슷한 수준으로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유턴(U-turn)하는 셈이다.
특히 식당·카페를 비롯해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오후 9시까지로 당겨졌다. 영화관, 공연장, PC방 등은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되, 청소년 입시학원 등은 예외를 두기로 했다. 김 총리는 “그 밖에 대규모 행사·집회의 허용 인원을 줄이고, 일정규모 이상의 전시회·박람회·국제회의 등에도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어렵게 시작했던 단계적 일상회복의 발걸음을 45일만에 잠시 멈추고자 한다”며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서 저는 국민 여러분께 “변화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잠시 멈춤을 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린 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멈춤의 시간 동안, 정부는 의료대응 역량을 탄탄하게 보강하겠다. 국민들께서는 적극적인 백신접종으로 화답해 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2년간의 경험을 통해 어떻게 해야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연말연시 모임과 행사를 자제해 주시고, 불필요한 외출과 만남도 줄여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김 총리는 이번 거리두기 조정 방안으로 소상공인 피해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 추가 방역지원금 지급 계획을 언급했다. 김 총리는 “정부는 영업시간 제한으로 입게 되는 직접피해에 대한 손실보상과 함께, 방역패스 확대 등에 따른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좀 더 두텁게 지원해 드리고자 한다”며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조속히 확정, 발표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