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 인사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부실 검증 논란을 부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팝페라 테너 임형주(35)씨에게 같은 자리를 제안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 인재 영입에 쓴맛을 본 여야가 손을 내민 방향이 공교롭게도 같았지만, 나란히 퇴짜를 맞은 셈이다.
1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캠프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는 이달 초부터 임형주씨 영입 경쟁을 벌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여야 대선 캠프의 핵심관계자들이 임씨에게 제안한 자리는 공동선대위원장이었다. 앞서 이 자리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동연(39)씨, 국민의힘에선 노재승(37)씨가 받아들였다가 논란 끝에 물러났다. 조씨는 사생활, 노씨는 과거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윤석열, 이재명 캠프는 각각 임씨 영입에 더욱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임형주씨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러 널리 알려진 인재”라고 했다.
두 캠프의 영입 경쟁이 중단된 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임형주씨 인연이 변수로 작용했다. 2017년 역대 최연소로 중앙선관위 선거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임형주씨가 현재도 선거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이라며 양측 제안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임형주씨가 선관위 자문위원으로 내년 대선 캠페인송을 부른다며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했다. 임씨는 같은 이유를 들어 이재명 캠프에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 결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관위가 공개할 ‘제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캠페인송’은 임형주씨가 부를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는 가수 김정민·박기영·솔비·김명훈·유성은씨가 함께 부른 ‘내가 선택한 세상’이 공식 캠페인송이었는데, 내년 대선 캠페인송은 ‘주인공이야(가제)’로 트로트다. 영탁의 ‘찐이야’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트 히트곡을 만든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작사·작곡한 이번 캠페인송은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트로트로 부른다.
임형주씨는 “선거자문위원직을 내려놓고 공동선대위원장직을 받아들이라는 권유가 많았지만, 내년 대선 투표를 독려하는 선관위 공식 캠페인송을 부르며 선거의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내년 선거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의미를 캠페인송에 담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