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코로나 확진자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 격리 수용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퇴원해 서울구치소로 복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17일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받은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을 엮은 책이 이달 말 출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라는 이 책의 서문도 썼다. 박 전 대통령은 서문에서 “서울구치소에서의 생활이 어느덧 4년 9개월로 접어들고 있다”며 “돌아보면 대통령으로서의 저의 시간은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믿었던 주변 인물의 일탈로 인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모든 일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공직자들이 고초를 겪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며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했던 이들이 모든 짐을 제게 지우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도 느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누구를 탓하거나 비난하고 원망하는 마음도 버렸고 모든 멍에는 제가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지만 국민 여러분 모두 힘내시기를,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지지자들이 보낸 편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쓴 답장 일부도 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지지자의 편지에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동은 잠시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겠지만, 그 생명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탄핵의 부당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형식적으로는 합법적인 모습을 가지더라도 실질적으로 정당성이 없다면 이를 법치주의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요구가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