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후보 지지율이 여론조사마다 들쑥날쑥하는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구글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간 지지율이 박빙을 기록 중이지만 빅데이터를 통한 중장기 추세를 보여주는 구글 트렌드를 분석할 경우 어떤 후보의 당선 확률이 높을지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기간 구글 검색량을 수치화한 데이터로, 이번 대선의 경우 경합 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명 후보를 구글 사용자들이 얼마나 검색해봤는지 데이터양을 알 수 있다.
지난 2월 17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월 13일부터 일주일간 이재명 후보 검색량은 83, 윤석열 후보의 검색량은 77을 기록했다.(18일과 19일의 값은 포함되지 않은 잠정치) 이는 직전 조사기간인 2월 6일부터 2월 12일까지 이 후보가 75로 54의 윤 후보를 크게 앞섰던 상황에서 격차가 줄어든 수치다. 국민의힘 경선이 치러진 지난해 10월 말과 11월 초까지를 제외하면 이 후보는 구글 검색량 측면에서 꾸준히 윤 후보를 앞서왔다. 작년 10월 말 이후 윤 후보가 이 후보를 검색량 측면에서 따라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두 사람의 격차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구글 트렌드는 2020년과 2016년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2016년 대선 당시 대부분의 미국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점쳤는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승리였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구글 트렌드는 꾸준히 트럼프 대통령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었다.
민주당에서도 미국의 사례를 들어 이재명 후보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 2월 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구글 트렌드 빅데이터가 지금처럼 여론조사가 들쑥날쑥할 때는 유용한 판단 근거가 된다”며 “지금 구글 트렌드 빅데이터는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으로 높다. 그래서 저는 이긴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 역시 비슷한 설명을 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가 판세를 뒤집은 것처럼 이번에도 잡히지 않을 뿐 ‘샤이 이재명’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여론조사에서도 이기고 빅데이터상에서도 이기면 대세라고 보겠지만 그렇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구글 트렌드를 우리 정치 현실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한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구글을 사용하는 패턴과 연령층, 연관된 소비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 트렌드뿐만 아니라 국내 여타 빅데이터 조사기관의 결과값에서도 꾸준히 이재명 후보가 앞서왔던 만큼 빅데이터상으로는 이 후보의 우세가 크게 틀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준 교수는 “타파크로스, JTBC빅데이터랩 등 국내 빅데이터 조사기관 역시 구글 트렌드 결과값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마지막에 투표장에 가는 사람은 결국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지금도 혼전 양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