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 마당 한쪽에 흰색 천막 3동이 세워졌다. 천막 안에는 책상, 의자와 무선인터넷 공유기도 설치됐다. 이곳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재 기자용 ‘프레스룸’이다. 당선인 집무실이 있는 금감원 연수원은 기자 출입이 금지돼 있다. 이 때문에 건물 입구에서 종일 대기하는 기자들을 위해 당선인 측에서 임시로 기자 대기실을 마련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참모들에게 천막 설치를 지시했다고 한다. 당선인 측 인사는 “윤 당선인이 서울에 진눈깨비가 날린 이날, 기자들이 집무실 건물 밖 길바닥에 앉아 노트북을 펴놓고 작업하는 걸 보고 대기 장소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조만간 프레스룸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윤 당선인을 취재하는 기자들은 당분간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 천막에 머물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다수 분과는 경복궁 동편 한국금융연수원에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윤 당선인 집무실과 비서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사무실은 경복궁 서편 통의동 연수원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기자들은 윤 당선인 집무실 근처 카페를 ‘아지트’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언론사는 카페를 임시로 빌려 작업실로 쓰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인사는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반대로 윤 당선인이 통의동 집무실에 취임 후에도 한동안 머물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자들의 통의동 생활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5월 10일 취임한 이후에도 집무실 앞마당에 기자용 천막을 계속 운용할지는 미지수다. 한 정치권 인사는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엔 경호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취임 이후에 대통령 집무실 앞에 기자용 천막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