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인근 마을 주민에게 이사떡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날 주민이 받은 이사떡./주민 제공

대구 달성군 사저에 입주를 마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웃들에게 이사떡을 돌렸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사저가 위치한 쌍계 2리, 이웃한 쌍계 1리와 초곡리 등 179가구에 이사떡 세트를 전달했다. 상자 안에는 약과와 시루떡을 비롯, 10여종의 떡이 포장돼있었다. 이사떡은 박 전 대통령 측에서 앞으로 함께 살게 될 달성군 이웃들을 위해 서울에서 미리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32분쯤 삼성서울병원 퇴원 후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故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의 묘를 참배한 뒤 달성군 사저에 입주했다. 지난 2016년 12월 1일 대구 서문시장 대화재 이후 1939일만에 대구를 방문한 것이다.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이 태어난 고향이다. 달성군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1998년 15대 국회의원 보궐 선거 이후 18대 국회의원까지 4번 연속 당선된 지역구다.

이날 사저에는 전국에서 5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 전 대통령의 귀향을 반겼다. 박 전 대통령은 8분여의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옥중 생활에 대한 소회와 대구시민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은 무척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고,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며 “제가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많은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달성에 오면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봐주시겠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면서 제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4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 도착해 화동과 인사하고 있다./김동환 기자

박 전 대통령은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좋은 이웃으로서 여러분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해나가겠다”면서 “여러분들처럼 좋은 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돼 기쁘고 든든하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웃들에게 이사떡을 돌린 것 또한 달성군민의 환영에 대한 감사 표시로 해석된다.

이날 사저를 방문한 달성군민 김명숙(65)씨는 “오랜 기간 고생하셨는데 고향에서 편히 보내시길 바란다”며 “그래도 얼굴이 좋아보이셔서 다행”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분간 통원 치료를 병행하며 건강 회복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아직 (박 전 대통령의)건강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만큼 당분간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만남과 관련해선 “직접적으로 연락이 온 것은 없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께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