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감사원장이 지난해 11월 15일 서울 감사원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감사원은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새 감사위원 임명 제청 요구와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고 인수위 측이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 측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감사위원 등 인사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와중에 감사원이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감사위원이 견지해야 할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감안할 때 원칙적으로 현시점처럼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춰 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수위원들은 감사원에 “정권 이양기의 감사위원 임명 제청이 감사위원회의 운영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문재인 대통령 측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감사원 감사위원 인사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법적 인사권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현재 공석인 감사위원 두 자리 중 한 자리는 자기들이 인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윤 당선인 측은 “새 감사위원은 임기(4년)를 대부분 윤석열 정권에서 보낸다”며 윤 당선인 뜻이 존중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가 윤 당선인과 협의 없이 감사위원을 임명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냐’는 질문에 “만약에 저희라면 임기 말에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감사원에 우리 정부 사람을 보내는 일은 안 할 것 같다”며 “국민이 보기에 상식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인수위는 이 같은 맥락에서 최근 감사원 쪽에 문 대통령 추천 인사를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례가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은 2020년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현 검찰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는 청와대 요구를 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