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 위원장은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 의사도 없다면서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실에서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면담 요청을 한 자리에서 ‘제가 직접 총리를 맡기보다는 오히려 당선인께서 뜻을 펼칠 수 있게 본인의 국정 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어 “여러 가지로 (당이)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국민 옆에 다가가서 민생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중 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며 향후 당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안 위원장이 대표로 있는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4월 초 합당을 목표로 현재 협상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경기지사 출마나 당대표직 도전에 대해서는 “지방선거에 대한 (출마) 생각은 없다”며 “당대표직은 이준석 현 국민의힘 대표 임기가 내년까지니 지금 당장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안 위원장 측 인사는 통화에서 “안 위원장은 인수위원장 활동을 마치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기여할 것이고, 그 이후에는 2024년 총선에 대비해 당을 혁신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그 사이 다른 변수가 생겨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이 당대표가 돼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이것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 다시 도전하는 구상을 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안 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지 않기로 하면서 새 정부 조각(組閣) 과정에서 그의 추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위원장이 내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자기 측근이나 추천 인사를 입각시켜 영향력을 유지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안 위원장은 지난 3일 윤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정부 구성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합의했었다. 안 위원장 측근 가운데 입각 후보군으로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김도식 전 서울시 부시장의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