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에 앞서 장관 인선안 전체를 공유했던 것으로 4일 나타났다. 국무총리의 임명 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 후보자가 미리 인선안을 검토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이 저보고 내각 인선안을 한 후보자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윤 당선인과 한 후보자가 ‘샌드위치 회동’을 하기 전에 이미 장관 인선안에 대한 정보가 공유됐다는 것이다.

장 실장은 “한 후보자가 인선안에 대해서 미리 생각하고 당선인을 만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라며 “당선인이 임명될 총리와 내각 구성을 이렇게 3시간 이상 논의한 적이 (역대 정권에서)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본지 통화에서 “(부처별로) 여러 후보군이 있는 곳도 있고, 조금 유력한 분들이 정리된 곳도 있었지만 확정된 명단은 아니었다”고 했다.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주요 조각(組閣) 인선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쯤 이뤄질 전망이다. 경제부총리 인선 발표 시기와 관련, 장 실장은 “(인사) 검증이 너무 밀렸다”며 “이번 주 월·화·수요일은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교·경제 라인을 같이 발표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도 “장관들보다는 경제부총리에 발표의 우선순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한편 한 후보자는 2017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년 4개월 동안 법무법인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18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말부터 2020년 말까진 해마다 5억원씩, 그 이후로는 3억원가량을 받았다고 한다. 고액 연봉 아니냐는 지적에 한 후보자는 “명확히 보수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우선 정확한 자료부터 확인하겠다”고 했다.

한 후보자는 전날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부터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치 의사를 전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노무현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한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친정 격인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