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4일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 이전 예비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정부는 윤 당선인 측이 요청한 이전을 위한 예비비 496억원 가운데 안보와 관련된 위기관리시스템 등에 대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5일 국무회의엔 예비비 관련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 9명과 서울 모처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윤 당선인은 의원들에게 “김영삼 정부 때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역대 정부들이 이전 필요성을 인정해왔던 것”이라며 “노무현 정부 때도 용산 이전을 한 번 검토한 적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청와대를) 5월쯤부터 개방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안 되면 야전 천막을 치더라도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드리는 걸 조속하게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윤 당선인 측은 집무실 이전 예산 496억원을 예비비로 충당하겠다고 했다. 이 중 청와대는 국방부가 합참으로 이전하는 데 드는 비용 11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이전 관련 비용은 승인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소요 예산에 관한 회의를 개최한 뒤 “안보와 관련된 위기관리시스템 등에 대해 실무적인 추가 검토와 확인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예비비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시 국무회의 날짜는 아직 미정이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합참 이전이 자칫 안보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며 “합참 내 부서 일부를 옮기지 못하면 사실상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5월 10일 취임식 전 용산 이전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광장에서 열린 제58회 한국보도사진전 개막식에서 역대 보도사진전 대상작을 관람 후 축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