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접견실에서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거라 믿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임기가 보름이 채 남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5~26일 JTBC가 녹화 방송한 손석희씨와의 두 차례 대담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북한 선제 타격 발언 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의 속내가 대담을 통해 일부 드러나면서 신·구 권력의 신경전이 다시 불거진 모양새”라는 말이 나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의 전날 대담에 대해 “정권 교체는 국민의 선택이기 때문에 지금 정부는 다음 정부에 대해 축복해주고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 국민을 존중하는 태도”라며 “오히려 ‘현 정부에서 이런 어려움이 있었는데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해주는 것이 대인다운 도리”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대담에서 지난 5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겨냥한 듯 “지난 정권 5년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됐다는 것이 국민의 평가”라고 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문 대통령께서 직접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지출 승인까지 해줬는데, 후임 대통령이 결정한 문제에 대해 굳이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해가 좀 난해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퇴임 후에 문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걸고 넘어지면 물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퇴임하신 후에는 잊히려고 엄청나게 노력을 하실 것”이라며 “정말 행복하게 남은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