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오늘 총리직을 퇴임하면서 지난 30년 넘게 해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 지난 5월 12일 이임식 후 정부서울청사를 떠나면서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 연설에서 “지금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나와 생각, 성별, 세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서로 편을 가르고 적으로 돌리는 이런 공동체에는 국민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공화주의가 설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며 “대한민국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총리는 197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해 학생 운동을 했다. 1977년 유신 반대, 1980년 ‘서울의 봄’ 시위를 주도했다가 실형을 살았다. 1991년 당시 김대중 대표 체제였던 민주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1997년 한나라당에 합류한 뒤 2000년 16대 총선 때 경기 군포에서 당선됐다. 이후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겨 18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김 전 총리는 19대 총선 때부터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험지인 대구에 출마했다. 그해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과 2년 뒤 대구시장 선거에서 연이어 낙선했지만, 20대 총선 때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꺾고 4선 의원이 됐다. 그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에 임명됐고, 지난해 5월 국무총리가 됐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저는 비록 오늘 공직을 떠나지만, 우리 공동체가 더 어렵고 힘없는 이웃을 보살피고,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다음 세대의 미래를 열어주는 일에 저 역시 언제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