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일 당 개혁을 논의하는 ‘혁신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 회의 후 “당원 민주주의 구현과 공천 제도 개선 등 정당 개혁을 목표로 하는 혁신위를 출범하기로 했다”며 “600여 일 남은 총선을 염두에 두고 더욱더 개혁과 정당 쇄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혁신위원장은 감사원장을 지낸 최재형 의원이 맡고, 혁신위원은 최고위원들이 1명씩 추천하기로 했다. 이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지 하루 만에 혁신위 설치를 들고 나온 것을 두고 “민주당과의 쇄신 경쟁에서 앞서나가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1년 남은 임기 동안 정당 개혁을 내걸고 당권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말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정국을 주도할 동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을 둘러싼 정국 지형은 녹록하지 않다는 평가도 적잖다. 1년 10개월여 남은 다음 총선 때까지는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선 여전히 민주당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협상하고 사정할 수밖에 없지만 민심을 민주당을 움직일 지렛대로 삼아 협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당선과 함께 친(親)윤석열계 의원들이 국민의힘 다수파를 점한 것도 국민의힘이 잘 다뤄야 할 문제란 말이 나온다. 대통령을 견제할 비주류 세력들의 기반이 취약해 자칫 주류 세력의 독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음 총선에서 ‘친윤(親尹) 공천’ 논란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스템 공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극단적인 보수 세력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과제로 꼽힌다. 이준석 대표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일부 세력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차기 대선후보군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 등 기존 대선 주자급 인사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입지를 더 확대했고, 박형준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등도 대선 후보급으로 체급이 올라갔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