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은 최대 격전지로 꼽힌 6·1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명심(明心·이재명 의원)’을 등에 업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당선인에게 석패(惜敗)했다. 김 전 의원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을 내세워 바람을 일으켰지만, 선거 막판 재산 축소 신고 등 악재가 겹치며 고배를 마셨다.

경기도는 이재명 의원이 직전 도지사를 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의원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보다 5.3%포인트 높게 나온 지역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의원이 비록 패했지만, 최대 격전지 후보로 나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최초의 여성 광역 자치단체장이 될 뻔한 만큼 정치인으로서 본인의 체급도 높아졌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김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기도에서 표 차를 줄이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선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MBC 기자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맡았고 이후 KT에서 임원으로 근무하다 21대 국회에 성남시분당구갑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대장동 저격수’로 활약하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맡았다. 이른바 ‘윤핵관’들이 김 전 의원에게 경기도지사 출마를 권유할 정도로 신임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당 경선에서 4선 의원 출신 유승민 전 의원을 제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김 후보는 1971년생으로 아직 젊은 데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고 또 대언론 업무 주특기가 명확한 만큼 향후 대통령실이나 내각에 기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내에서는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재산 축소 신고를 꼽는다. 판세가 어느 한쪽으로 확연하게 기울지 않았던 시점에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일부 지지자 사이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전 의원과의 단일화 무산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