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7일 “공천 혁신을 한다면서 당대표 측근인 정미경 최고위원을 분당을에 배치하는 것은 혁신도 정도(正道)도 아니고 공정과 상식에도 어긋난다”며 연이틀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대표 임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며 조기 사퇴설이 나오는 이 대표를 옹호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에는 이 대표가 만든 혁신위원회에 대해 “조금 성급했다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만난 이준석 -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현지 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악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만나는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마다 한국의 재건 사업 등에 대한 참여를 기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정 부의장과 권 원내대표가 전날에는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구성 등을 비판했다가, 하루 만에 이 대표를 향한 발언에서 온도 차를 보인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둘은 같은 친윤(親尹)이지만 차기 당권 후보로 꼽힌다는 점에서는 경쟁 관계이기도 하다”며 “이 대표가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조기 사퇴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정 부의장이 이 대표와 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경우 내년 4월인 자신 임기 때까지 이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갈등을 표면적으로 노출하는 데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인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 기간 당사에 우크라이나 국기 조명 쏘고 러시아 규탄 결의안 내고 할 때 아무 말 없다가 지금 와서 뜬금없이 러시아 역성 들면 그게 간 보는 거고 기회주의”라고 했다. 정 부의장이 전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문제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편을 들기는 곤란하다”고 쓴 페이스북 글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