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미래' 두 번째 모임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3일 차기 당대표 임기를 2년으로 해석하면서 당권 경쟁 양상이 바뀌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끝난 뒤 선출되는 새 당대표는 2024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 잔여 임기만 채우는 대표가 아니라, 총선을 지휘하는 대표가 될 수 있는 만큼 유력 주자들의 몸풀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말이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6·1 지방선거 직후부터 당내 1호 공부모임인 ‘새미래’를 출범시키는 등 당권 레이스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김 의원은 최근 대변인을 영입하는 등 당대표 선거전을 대비한 조직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비대위 기간을 최단기화해야 한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비대위 기간을 이 대표 복귀 시점까지 맞춰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는 “어떤 사람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저희 당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의원이 ‘용산(대통령실)’과 주파수를 맞추며 강성 메시지를 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김 의원보다 준비 기간은 짧지만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여당 관계자는 “안 의원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의힘 소속이 됐기 때문에 당내 기반은 아직 약하지만, 지난 당대표 선거 때처럼 민심(民心)이 당심(黨心)을 뒤집는 상황은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여름 휴가차 미국에 머물고 있는데,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비판하는 등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 의원 측 인사는 “안 의원은 오는 9일 열리는 민·당·정 토론회에서 차기 당대표 도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당·정 토론회는 안 의원이 주도하는 의원모임 행사다.

김·안 의원 외에 원내에서는 5선의 주호영 의원과 4선의 윤상현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두고 주변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당대표 주자로 꼽힌다. 당대표와 함께 선출되는 최고위원 선거에도 원내외 인사들이 여럿 거론되고 있다. 원내에서는 재선의 박성중 의원, 초선의 강민국·박수영·허은아 의원 등이, 원외에는 이언주 전 의원과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등이 출마를 희망하거나 주변의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