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하자 당내에서 “정치적 자유에 반하는 행위”라며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 /뉴스1

3선의 조해진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논의를 경찰 수사 발표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도 자제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윤리위는 전날 권 의원에 대해 윤리위 규정 위반으로 징계 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출신인 권 의원이 경찰국 신설 반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히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해당(害黨) 행위를 했다고 본 것이다.

조 의원은 “개인적으로 경찰국 신설에 대한 권 의원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것을 징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으로서 양심과 소신에 따라 활동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어 “비윤리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가 아니라면, 서로 다른 생각과 주장은 의원 상호 간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서 조정되고 통합되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라며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 당내 기구인 윤리위가 징계를 통해서 재갈을 물리고 족쇄를 채우는 것은 민주주의와 의회주의, 정당주의와 정치적 자유에 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리위는 특정 개인들의 소신이나 정치적 견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힘의 발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구”라며 “어떻게 하는 것이 윤리위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부합하는 일인지 깊이 성찰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천하람 혁신위원 /뉴스1

천하람 혁신위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과거 금태섭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 당론 이탈 때문에 징계받을 때 저희 당에서 ‘민주주의 없는 민주당’이라고 얼마나 비판을 했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2019년 12월 공수처 설치 법안을 통과시킬 때 금 전 의원이 당론과 다르게 ‘기권표’를 던져 징계 처분을 받고 이후 탈당한 사례를 언급하며 권 의원에 대한 징계 반대 뜻을 밝힌 것이다.

천 위원은 “권 의원이 여당 의원으로서 저희 국무위원에게 탄핵을 언급하고 경찰국에 반대하고 이런 것들이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걸 과연 징계까지 할 일인가”라며 “우리 당이 입만 열면 자유를 부르짖는 정당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또 저희 대통령께서도 굉장히 자유를 강조하고 계시고, 이런 윤리위의 결정을 보면 윤리위가 오히려 반윤(反尹) 아닌가”라며 “우리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 중시 기조에서 벗어나는 윤리위부터 오히려 저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