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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바뀐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20%대 중반이 단기 저점인 것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일주일간 발표된 5개 여론조사에서 8월 초에 비해 모두 상승했다. 지난 8월 25일 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엠브레인·한국리서치가 격주로 공동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로 2주 전 28%에 비해 4%포인트 오르며 20%대를 벗어났다. 알앤써치 조사에서도 33.7%를 기록하며 2주 전 29.5%, 1주 전 30.2%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리얼미터의 8월 3주 차 조사도 32.2%로 8월 1주 차 29.3%, 2주 차 30.4%에 이어 2주 연속 올랐다. 한국갤럽의 8월 3주 차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28%로 취임 이후 최저치였던 8월 1주 차의 24%에 비해 4%포인트 올랐다.

보수층은 상승, 중도층은 하락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에 대해선 고연령층과 국민의힘 지지층 등 보수층이 지지율 침체로 정부가 위기에 몰리자 위기감으로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는 견해가 있다. 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 이른바 ‘윤핵관’ 사이의 갈등 격화가 윤 대통령 쪽으로 보수층이 결집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갤럽 조사에선 실제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은 보수층이 견인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2주 전에 비해 보수층(44→50%)에선 올랐지만 중도층(21→19%)에선 떨어졌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52→58%)에선 지지율이 올랐지만 무당층(無黨層)은 21%에서 18%로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은 뭉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수층의 다수는 여전히 윤 대통령에게 기대를 접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리더십이나 인적 쇄신, 정책 방향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된다면 보수층의 결집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리서치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 운영을 잘할 것’이란 의견이 전체 응답자에선 41.1%였지만 보수층은 69.3%로 훨씬 높았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현재 정치적 상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경우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을 위해 국민들이 도와줄 때’(38.4%)보다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게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 낼 때’(57.8%)가 다수였다. 하지만 보수층은 과반수(54.8%)가 ‘대통령의 안정적 국정을 위해 국민들이 도와줄 때’라고 했다. 보수층은 갤럽 조사에서 지난 100일간 윤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도 다른 계층에 비해 긍정 평가가 높았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63%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부동산 정책과 외교 정책도 각각 긍정 평가가 다수(53%)였다.

한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확실하게 안착한다면 여론조사에서 침묵하던 보수층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발표된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무려 100건으로 박근혜 정부 초반 100일간 50건의 두 배였다. 문재인 정부 때 66건보다도 크게 늘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 이에 따라 윤 대통령 관련 여론조사 기사도 뉴스 빅데이터 서비스인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에서 3288건에 달해,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분위기에 압도된 보수층에서 ‘침묵의 숨은 표’가 늘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이면 보수층도 입을 열기 시작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있다.

여론조사에 압도됐던 보수층, 다시 입 여나

그동안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민의당은 내홍(內訌)이 심각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눈길을 끈다. 여권으로선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란 것이다. 갤럽의 8월 3주 차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4%였다.(전국 성인 1000명,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2주 전에는 민주당(39%)이 국민의힘(34%)보다 지지율이 높았지만 순위가 오차범위 내에서 바뀌었다. 현 정부 출범 때와 비교하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52%에서 28%로 24%포인트나 하락하는 동안 민주당 지지율은 31%에서 34%로 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갤럽 측은 “현재 중도층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72%에 달하지만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37%에 머물고 있다”며 “중도층의 다수가 윤 대통령에게 비판적이지만 야당 쪽으로도 쏠리지 않고 있다”고 했다. 중도층 민심은 ‘무주공산’ 상태란 것이다. 정치권에선 당 대표 선출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의원에 의한 사당화(私黨化) 논란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이 의원의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들에 휘둘리는 야당 노선에도 거부감이 작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안정적 국정 운영의 기준선인 40%를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수많은 정치·경제적 변수들로 인해 예측이 쉽지 않다.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집권 초에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던 이명박 정부의 경우 집권 1년 차 후반에 30%대를 회복했고 40%대로 올라선 것은 2년 차 하반기였다. 지지율이 20%대에서 40%대로 회복하는 데 2년가량 걸린 셈이다. 윤 대통령도 지지율이 상당 기간 30%대 박스권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매우 잘못한다’며 웬만해선 지지를 보낼 마음이 없는 ‘극안티층’이 각 조사에서 50~60%에 달하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여당 내부 갈등과 글로벌 경제 여건 등 악재가 많아서 지지율이 U자형 커브를 그리며 조만간 의미 있게 상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L자형으로 횡보하며 윤 대통령의 국정 스타일 변화와 정책 성과 등에 따라 지지율 흐름의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 상승세를 굳히기 위해선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찍었던 지지층에서 지지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정치 경력이 짧은 윤 대통령으로선 고정 지지층을 탄탄하게 만들면서 지지세를 중도층으로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은 핵심 지지층에서 이탈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소통 리더십,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공정과 상식의 회복 등 정치·경제·사회 분위기에서 정권 교체의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면 지지층도 등을 돌린다”고 했다. 그는 “지난 정권 때부터 이어지고 있는 현재 야권 인사들과 관련된 수사 속도가 더딘 것도 영향이 있다”고 했다.(기사에 인용한 조사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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