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공공기관 임원의 86%가 여전히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인사인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받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 공시 임원 통계’ 자료를 보면, 이달 15일 기준 350개 공공기관 임원 중 지난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가 전체(3080명)의 86.2%인 2655명을 차지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임명된 임원은 313명(10.2%)이었고, 112자리(3.6%)는 공석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기관장 등에 대한 임명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한국철도공사 등 공기업이 36곳, 국민연금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준정부 기관이 94곳, 기타 공공기관이 220곳 등 총 350곳이다. 350곳 공공기관의 기관장과 상임 이사·감사, 비상임 이사·감사 등 임원 수가 총 3080명이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임원이 10.2%에 불과하다 보니, 공공기관이 새 정부의 국정 기조와 엇박자를 내거나 전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인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경환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지방경찰청장까지 지낸 경찰 공무원 출신으로, 석탄 전문성이 전무하다. 21대 총선 직전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후 석탄공사 사장에 임명됐고, 지금까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 임명된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전 정부가 추진하려던 남북철도 연결 전문가로, 지금 남북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형중 한국공항공사 사장, 정기환 마사회장 등은 대선 직전인 올해 2월에 임명됐다. 3년 임기를 채운다면 윤석열 정부 5년 중 절반 이상을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전 정부 인사들이 기관 임원직을 장악해 정부·여당과 제대로 된 업무 협조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 윤한홍 의원은 “국정 철학과 방향성이 다른 전 정권 인사들이 정권 말에 알 박기로 임명돼 버티는 것은 국민의 선택에 역행하고, 새 정부의 국정 운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