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역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인 특수전전단(UDT/SEAL)을 방문해 해군 특수전전단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유사시 북한 지역에 침투해 북 정권 수뇌부 등 요인 암살은 물론, 미사일 기지 등 주요 전략목표물 파괴 임무를 맡고 있는 ‘전략타격부대’로 알려져 있다.
◇ 윤대통령,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해군 특수전전단 방문
’특전사 중의 특전사’로 불리는 707특수임무단, ‘참수작전부대’로 널리 알려진 특전사 특수임무여단 등과 함께 한국군의 대표적인 최정예 특수부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 ‘불가능을 모르는 세계 최강 특수부대’라는 글귀를 남기며 격려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던 지난 2016년 국방부는 해군 특수전전단의 실전적인 훈련 영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HK-416 소총과 K-3 경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UDT/SEAL 대원들이 북 미사일을 상징하는 대형 모형물에 폭발물을 설치한 뒤 교전을 하며 폭파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해군 특수전전단의 북 미사일 형상 폭파훈련 장면이 공개된 건 처음이었다. 북 핵·미사일 위협이 커짐에 따라 북한에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미 원자력(핵)추진 잠수함으로 미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과 함께 북한 지역 침투훈련도 수시로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부산 작전기지를 처음 방문한 오하이오급 순항미사일 탑재 원자력잠수함(SSGN)이 대표적 침투수단이다. 오하이오급은 길이 170m, 폭 12.8m, 수중 배수량 1만8750t에 달하는 대형 잠수함이다. 오하이오급은 특수부대원 66명을 태울 수 있는데 이들은 특수 잠수정 ASDS를 이용해 적 해안에 은밀히 침투할 수 있다.
◇ 미 핵잠수함으로 네이비실과 함께 북 침투 훈련도
ASDS는 최대 16명의 특수부대원들을 태운다. 이 잠수정은 오하이오급 선체 위의 타원형 격납고에 최대 2척이 실려 있다가 발진한다. 해군 UDT/SEAL대원들은 미 네이비실 대원들과 오하이오급 잠수함에 탑승, 북 지역에 침투해 핵시설·미사일 기지 등을 파괴하는 것을 상정한 훈련을 여러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종 한반도로 출동해 우리 특수부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네이비실 6팀은 빈 라덴을 사살한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로 꼽힌다. 군 소식통은 “북한에 변변한 대잠초계기도 없고 함정들의 소나(음향탐지장비) 성능도 크게 떨어진다”며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한·미 잠수함이 북 영해 내에 들어가서도 작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특전사 특수임무여단(일명 참수작전부대)처럼 유사시 김정은 등 북 정권 수뇌부를 제거하는 일명 ‘참수작전’ 임무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특수전전단은 ‘수중폭파대’로 유명한 UDT가 모체(母體)다. 6·25전쟁 당시 미 해군 수중폭파대(UDT)의 훈련 아래 활약했던 영도부대 해상대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 해군 UDT를 벤치마킹해 1955년 창설됐으며, 미 해군 UDT가 네이비실로 발전한 것처럼 UDT/SEAL로 변신했다.
◇ 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으로 국제적 명성
지난 2000년엔 해군 특수전여단으로 창설됐고 2년뒤인 2012년 특수전전단으로 증편(增編)됐다. 2018년엔 서해 페리호, 세월호 사고 등에서 인명수색 및 구조작전을 펴온 해난구조전대(SSU), 구조함 등도 특수전전단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임무도 확대됐다. 과거엔 적 해안정찰, 첩보획득, 폭파, 암살, 기뢰제거, 요인 구출 및 납치 등 UDT 임무에 치중됐지만 이제는 육상, 해상 및 공중 특수작전, 직접타격, 해상 대테러, 경호 등의 임무까지 맡게 됐다.
해군특수전전단 UDT/SEAL은 지난 2011년1월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당시 아덴만에서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되자 구출작전을 펼쳐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 인질 21명 전원을 무사히 구출했다. 당시 석해균 선장이 중상을 입었지만 국내외에선 “그런 상황에서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구출작전에 성공한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 고 한주호 준위, 엄홍길씨, 이근 대위 등도 해군 특수전전단 출신
아덴만 여명작전은 UDT/SEAL의 장비를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UDT/SEAL은 6개월마다 교대하는 소말리아 파병 청해부대에 항상 포함돼 파견되기 때문에 해외파병 경험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해군특수전전단은 한국군 특수부대 중에서도 최신 소총 등 군사강국들의 첨단장비를 가장 먼저 도입해 활용하는 부대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한 전문가는 “해군 UDT/SEAL은 아덴만 여명작전 같은 실전 경험과 해외파병 경험, 미 네이비실과의 활발한 교류 등을 통해 한국군 특수부대 중 가장 개방적이고 선진화된 부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해군 UDT/SEAL은 명성 만큼 강도 높은 훈련과 높은 탈락률로도 유명하다. 훈련 평균 수료율은 4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간부와 지원병으로 구성되는데 병사 비중은 10여%다. 2010년 천안함 폭침사건 때 수색 및 구조작전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산악인 엄홍길씨,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했던 이근 대위 등이 이 부대 출신이다. 복면을 쓰고 현란하게 단검을 휘두르는 영상으로 화제가 된 특전무술 무사트(MUSAT)도 이 부대 출신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 “북 수뇌부 제거작전도 가능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 과시 의미도”
군 관계자들은 이번 윤 대통령의 해군특수전전단 방문이 부대원들의 사기 앙양은 물론 북 고강도 도발에 대비한 대북 억지력 과시 측면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대 현황을 보고받은 뒤 “우리 군에서 가장 어렵고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대한민국 군의 국격이다. 군 통수권자로서 신뢰한다. 세계 최고 특수부대가 되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최근 전쟁은 비대칭전과 특수전 양상을 띠고 있기에 특수전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수전 전력강화도 역설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군 통수권자가 처음으로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를 방문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UDT/SEAL이 유사시 북 수뇌부 제거작전도 펼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형 3축체계 중 ‘대량응징보복’ 능력도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한 미특수전사령부는 지난 11일 SNS 계정에 ‘티크 나이프’ 연합훈련 중 한·미 특수부대가 실전적인 고난도 주·야간 강하훈련을 실시했다며 해군 특수전전단 요원 등이 주간과 야간에 수송기에서 강하하는 영상 등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