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저녁 식사를 하기 전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기현 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김대기 비서실장, 태영호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윤 대통령, 김재원 최고위원.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노동 개혁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당이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와 저녁 식사를 했다. 닷새 전인 3·8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기현 대표와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등과 첫 상견례 성격이었다. 대통령실과 여당 모두 노동개혁 문제에 힘을 모으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워낙 비전문가들이 판을 치니까 전문가들 위주로만 진용을 구축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전문가들이 옳은 이야기를 해도 그걸 국민들께 잘 전달하고 설득하는 게 중요하더라”면서 정부·여당이 추진한 ‘반도체법’에 반대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적극 지원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한 사례를 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아무리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어도 국민 여론이 돌아서면 그들도 양보할 수밖에 없다”며 “당에서 김병민·장예찬 최고위원같이 젊은 분들이 앞장서서 국민 여론을 잘 설득해 전문가들이 제시한 옳은 방향으로 정책이 관철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당의 역할이 정말 크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내각에 대한 평가나 추천도 요청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장관에 대한 업무 평가도 당에서 목소리를 많이 내달라”며 “이런 사람이 장관 하면 좋을 것 같은 사람이 보이면 추천도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 지도부 구성에 대해 만족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대부분 지난 대선 때부터 함께한 분들이라 신뢰 관계가 크다”며 “이제 국정에만 더 전념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시작돼 3시간 넘게 진행된 만찬에는 전임 지도부인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임기가 한 달쯤 남은 주호영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김 대표가 이날 임명한 주요 당직자 중에는 친윤 핵심인 이철규 신임 사무총장이 유일하게 함께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정진석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년 총선 승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기승전 총선”이라고 말했는데, 윤 대통령이 이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인 김 대표와 주 원내대표와는 과거 법조 인연에 대해서도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정 간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의 정기적인 만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매달 두 차례 정례 회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식사는 한식 위주로 준비됐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만찬 직후 브리핑에서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에 대한 축하와 새로운 지도부의 출발에 대한 덕담이 주를 이뤘다”며 “당정이 하나되어 국민을 위해 힘껏 일해 나가자는 뜻을 함께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만찬이 진행됐다”면서 “지난 대선부터 함께한 인사가 있었던 만큼 다양한 주제로 얘기 나누며 환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