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4일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황교안 전 대표와 점심 식사를 하며 ‘통합’ 일정을 이어갔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황교안 전 당 대표와 오찬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3.03.14. /국회사진기자단

김 의원은 이날 황 전 대표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우리 당이 어떻게 잘하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지를 두고 서로 많은 공감을 나눴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당과 나라가 어려울 때 당과 나라를 살릴 수 있는 협력의 틀을 만들자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며 “김 대표께서 당을 앞으로 어떻게 꾸려가겠다고 하는 개괄적인 말씀을 했다. 저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황 전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김 대표의 ‘울산 땅’ 논란에 대해 집중 공세를 펼쳤고, 선거 직후에는 투표 결과를 두고 “조작이 의심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식사 자리에서는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전날에는 당대표 선거에서 맞붙었던 안철수 의원과 만났고, 조만간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과도 만난다는 계획이다. 천 위원장은 전날 밤 CPBC라디오에서 “김 대표가 만나서 연대하고 포용하자는 것이 지도부 차원에서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 어느 정도 교통 정리가 되고 나서 만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지 않으냐”고 했다. 김 대표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김 대표가 이른바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를 내세운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도 통합의 대상으로 봐야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해 “지금은 전당대회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어디서부터 문제가 있었던가를 조금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탈(脫)유승민계인 강대식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한 의견이 최고위원 사이에서 갈리는 것 같다’는 질문에 “모든 사람을 포용해서 안고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