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두고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 했다. 이에 앞서 전 목사는 유튜브 채널에서 홍 시장을 향해 “이 자식”이라는 표현을 쓰며 “대구시민 여러분, 홍준표 저거 탄핵하세요. 정신 나가서 말이야”라고 했다. 정치인이 종교인과 설전(舌戰)을 벌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홍 시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서 “목회자가 목회자답지 않게 욕설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자제력을 잃고 거친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고도 했다.
홍 시장이 이 같은 글을 쓴 이유는 전 목사가 자신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 목사는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 ‘너 알아 TV’에서 “광화문을 살려 놓으니까 (홍 시장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전 목사는 “당신도 광화문에 와서 연설했잖아. 이 자식이 말이야”라고 했다.
홍 시장은 지난 2019년 10월 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광화문 100만 투쟁대회’에 참석했다. 당시 집회는 전 목사와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그때 내가 광화문 집회에 간 것은 이재오 전 의원이 ‘문재인 타도 집회이니 한 번만 연설해 달라’고 해서 간 것이지 그 목회자로부터 부탁을 받거나 그 목회자를 보고 간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홍 시장이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서 전 목사와 가까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을 두고 “맨날 실언(失言)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라고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12일 전 목사가 주관하는 예배에 참석해 전 목사의 주장에 맞춰 “5·18 정신을 헌법에 수록할 수 없다”고 했다가 사과했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수차례 긍정적으로 언급했던 것이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행사에서 전 목사를 가리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 통일했다”고 했고, 문제가 되자 또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