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4월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 선거 전) 나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와 ‘1차(경선)에서 과반 통과를 해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며 “우리가 돕지 않았으면 절대 1차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재원 최고위원 역시 전당대회 전 “‘4등이어서 불안하다’며 광화문 3·1절 집회에서 연설을 시켜달라고 해서 연설하게끔 했다”고도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4월 17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내 사랑제일교회 당회장실에서 주간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최근 자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전 목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들의 영향력이 드러났다”며 “손해를 보면서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전 목사의 주장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며 “하지만 당시 전 목사는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와 그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 그 후 전 목사는 나에 대해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에서는 전 목사의 정치적 영향력이 거의 없다는 사람도 많다.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결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말 가지고는 안 되고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국민의힘에서 진행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에서 (나의) 실력이 드러났다. 김재원(최고위원)이 4등이어서 불안하다고 나를 찾아왔다. 4위에 들지 못하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좀 도와달라'고 해서 '어떻게 도와줄까' 했더니 광화문 3·1절 집회에서 연설시켜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 소개로 연설하니까 바로 1등 했다. 광화문이 이렇게 힘이 있다. 김기현(당 대표)도 선거하기 전에 나한테 전화 몇 번 왔다.

‘1차에서 과반 통과해야 하니까 도와달라’고 했다. 원래 우리(자유통일당) 당원이었다가 저쪽(국민의힘)으로 들어간 당원들에게 암암리에 전달했다. ‘김기현을 찍어서 무조건 1차 투표로 끝내자’고 했다. 이거는 범죄 행위도 아니고 정상적인 활동이다. 우리가 1차에서 도와서 과반 넘은 것이지 광화문이 안 도왔으면 절대로 1차에서 못 이겼다.”

이러한 전 목사의 주장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주간조선에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주간조선의 전화와 메시지를 통한 해명요청에 답을 해오지 않았다.

- 왜 자유통일당을 놔두고 국민의힘의 개혁을 주장하나. "지금 자유통일당은 굉장히 손해를 보면서 뚜껑을 덮어놨다. 자유통일당 계속 했으면 150만표는 넘었을 텐데 지금은 좀 후회스럽다. 여기를 해체하고 저기(국민의힘)에 들어가서 밀어줬는데도 오히려 나를 욕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나를 욕하는 사람은 자기 공천 줄 세우기 하려고 저러는 것이다. 홍준표(대구시장)와 김재원도 대구·경북 공천권 서로 가지려고 싸우는 거다. 그런데 그 싸움에 내가 말려들었다. 그러다가 김기현이 오히려 홍준표를 날려버렸다."

전 목사는 지난 4월 17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과의 결별 선언 대신 공천권 폐지를 요구했다. 이를 수용하면 신당 창당을 잠시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신당 창당은 (자유통일당을) 재창당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자유통일당을 두고 새로운 당을 만든다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자유통일당은 전 목사가 이끄는 기독교 우파 정당으로 2016년 기독자유당으로 창당돼 명칭이 변경됐다. 전 목사의 발언에 김 대표는 “우리 당 공천은 우리 당이 알아서 할 것”이라며 “제삼자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과거 전 목사를 “우리 당 당원 아니다”라고 말한 것에 비해 강경해진 모습이다.

- 자유통일당으로는 원내 진입이 어려워서 국민의힘과 연대하려는 것 아닌가. "그건 아니다. 우리가 77만표까지 확대됐다.(전 목사의 기독자유당은 20대 총선에서 62만6853만표를 얻었다. 77만표는 기독당까지 포함한 수치다.) 선거 한 번만 더 하면 최소한 4~5명은 (원내 진입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그럼에도 내가 손해를 보면서 나라를 지키려고 한 것이다. 우리 당이 국회의원 2명, 3명 만들면 뭐하나. 대한민국 헌법이 없어지고 연방제 통일로 가면 나라가 없어지는데. 그래서 대국적 차원에서 우리 당 뚜껑을 덮어놓고 국민의힘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중이다."

- 실제로 친한 국회의원들이 많은가. "목사니까 양당 정치인들을 다 잘 안다. 하지만 이들은 정치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필요에 따라서 나를 욕하고 어떨 때는 와서 좀 도와 달라 하는 것이다. 정치 세계는 오늘의 적이 내일은 친구가 되고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적이 되고 그렇다. 정치인들은 자기 정치하는 일정에 안 맞으면 바로 돌아서고, 도움이 될 것 같으면 다시 와서 도와 달라 한다. 황교안도 몇 번 왔다갔다 했는지 모른다. 황교안이 (지난 총선 때 내가) 공천권 요구했다고 하는데 완전한 거짓말이다. 왜냐면 나는 그때 감방에 있었다. '선거할 때 나는 교도소에 있었는데 뭔 공천권을 요구해' 했더니 황교안이 '전광훈 목사가 한 것이 기억이 안 나고 관계자가 와서 요구한 것 같다'고 수정했다. 관계자가 가서 요구한 것도 없다. 딱 증명이 된 것 아니냐. 딱 걸려들어서 나도 고발했다."

공천권 논란에 대해 전 목사와 가까운 이동호 자유통일당 사무총장은 “전 목사가 요구한 건 수십 명 공천 달라는 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장 뽑기 3일 전에 누구로 할지 통보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영 아닌 사람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겠다는 정도로 공천 관리를 신중하게 하라는 의미였다”고 전했다. 그는 “사실 전 목사가 교도소에 가 있는 동안 (황교안이) 자기 부인 비서 통해서 전 목사 비서에게 ‘이제 당신하고 못 간다’고 이야기했다”고도 밝혔다. 주간조선이 이 사무총장과 인터뷰를 한 것은 지난 4월 17일 오후였는데, 다음날(18일) 오전 황 전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전광훈 목사가)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할 때 본인하고 상의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 왜 종교인이 정치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왜 종교인이 정치하느냐는 건 무식한 소리다. 일본의 공명당 들어봤느냐. 공명당은 불교를 기반으로 한 종교 당이다. 공명당이 견제하니까 자민당이 그나마 건전하게 가는 것이다. 지금은 자민당과 연립해 여당이 돼 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민주당과 공화당도 원래 기독교당이다. 독일의 기민당과 기사당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도 목사의 딸이다. '정교분리의 원칙' 자꾸 이야기하는데 이는 교회가 정치하면 안 된다는 법이 아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인 토머스 제퍼슨이 만든 것으로 △세상정부는 교회를 탄압하는 법을 제정할 수 없다 △세상정부는 교회에 세금을 징수할 수 없다. △성직자 임명에 정부는 관여하면 안 된다, 이렇게 세 가지 원칙이다."

전 목사는 “정부는 지금 목사들에게 세금을 받고 있다. 이게 정교분리 원칙 위반”이라며 이런 주장도 폈다. “이 원칙이 한국에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왔다. 한국 교회가 독립운동 못 하게 하려고 ‘교회와 세상정부는 서로 관여할 수 없다’고 일본 측에서 비틀어서 만든 것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건국할 때 이걸 깨고 목사에게 국회의원 출마하라고 했다. 이윤영 목사가 출마해서 제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제헌국회 개회 때 이 목사가 낭독한 기도문이 제헌국회 제1차 본회의에 기록됐다. (우리나라는) 기도로써 시작한 나라다.”

▷더 많은 기사는 주간조선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