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8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대거 참석했다. 내년 4·10 총선을 1년 남짓 앞두고 여야가 경쟁적으로 호남 표심 공략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국민의힘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소속 의원 전원 참석’ 방침을 내리면서 소속 의원 115명 가운데 90여 명이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김기현 대표는 기념식에 앞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 회의에서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우리 당의 진심이 훼손되거나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기념식 참석 이후에는 광주·전남 지역 청년들과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당원 이영철(28)씨는 김 대표에게 “민주당 청년 입장에서 봤을 때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광주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씨는 “광주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민주당이 긴장하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느껴지더라”며 “광주 발전을 위해 양당이 ‘잘하기 경쟁’을 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시절 ‘청년 특보’를 지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부터 광주에 머무르며 5·18 전야제 행사를 치렀고, 이날에는 소속 의원 100여 명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최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으로 텃밭인 호남에서도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광주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왔다”며 “광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내고, 담대한 변화와 견고한 통합으로 광주 시민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데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정부·여당과 민주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이정미 대표는 “앞에서는 헌법정신을 이야기하고 뒤에서는 망언 정치인들이 활개 치는 정부에 대해 광주시민과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광주의 어제를 대표하던 87세대 정치인들이 광주의 내일을 막아서지 않아야 한다”며 “돈 봉투 사건과 김남국 코인 투기 문제를 원칙적으로 해결하는 일이 그 첫걸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