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여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지난 18일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의원 전원이 참석한 지 닷새 만이다.

제주4·3범국민위원회,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보리아트연구소가 제주 4·3 75주년과 노무현 전 대통령 사과 2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1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4.3 추념식을 거행했다. 참석자들이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제주 4·3' 사과 후 발간된 4·3 관련 서적을 묘역에 헌정하고 있다./연합뉴스

야권에서도 지난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5년 만에 추도식을 찾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연속 참석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도 자리할 예정이다. 여야가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각각 중도층 공략과 지지층 결집을 위해 5·18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1일 본지에 “김 대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국민 통합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020년 4·15 총선 참패 직후인 11주기부터 해마다 추도식에 참석해 왔다. 지난해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이준석 당시 대표,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당시 추도식 때는 일부 추모객과 유튜버가 이준석 전 대표의 입장을 막으려 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 불참을 당연시하는 야권과, 야유를 받더라도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는 여권 중에서 중도층은 어느 쪽이 더 국민 통합을 위하는 세력이라고 보겠느냐”고 했다. 김 대표는 23일 오후에 예정된 추도식 참석에 앞서 오전에는 경남 거제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5년 만에 추도식을 찾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2년 연속 참석한다.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이 자리에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봉하마을로 향한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한명숙 전 총리,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 등도 함께한다.

이번 추도식 주제는 노 전 대통령의 책 ‘진보의 미래’에서 한 구절을 따와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로 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