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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29일 ‘정치 참여 및 대선 도전’ 선언 2주년을 맞습니다. 그는 2021년 6월 29일 낮 서울 서초구 매헌(梅軒) 윤봉길기념관에서 “국민 약탈 정권의 연장을 막겠다”며 한국 정치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한국 정치의 ‘기적’...단 한번 선거로 대통령 돼
한 달여만인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그는 호랑이를 타고 달리는 기세로 질주했습니다. 석달 후인 11월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다시 넉달 여만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이 됐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조차 4수 끝에 오른 대통령직을 그는 단 한 번의 선거로 쟁취했습니다.
정치 입문 이후 윤 대통령의 지난 2년을 복기해 보면 ‘운·둔·근(運鈍根)’이라는 세 단어가 떠오릅니다. ‘운둔근’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자서전인 <호암자전(湖巖自傳)>에서 밝힌 자신의 성공철학입니다.
“사람은 능력이 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운(運)을 잘 타야 하는 법이다. 그러나 운을 잘 타고 나가려면 운이 오기를 기다리는 둔(鈍)한 맛이 있어야 한다. 운이 트일 때까지 버텨내는 끈기와 근성(根性)이 있어야 한다.”
먼저 ‘운’입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근 35년 동안 윤 대통령 보다 운이 더 좋은 정치인이 있을까요? 평생을 검찰 공무원으로 지내온 그는 난생 처음 출마한 공직 선거에 당선돼 대통령실로 직행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앞선 13~19대 대통령들은 적어도 1차례 이상 국회의원을 지냈고 상당수는 당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국회의원 ‘0선’ 출신인 윤 대통령은 본선에서 0.73%포인트 득표율 차이로 승리했고 작년 6월 1일 지방선거 압승도 이끌어 냈습니다. 전(前) 정권 검찰총장에서 불과 370일(1년 5일) 만에 반대 정당의 대통령이 되는 일은 다시 반복되기 힘든 한편의 기적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하락 때마다 드라마처럼 반등...“運석열”
경선·대선 기간 중 지지율 하락의 수렁에 빠졌던 그가 다시 반등할 때마다, “윤석열이 아니라 ‘운(運)석열’이다. 하늘이 도와주는 것 같다”는 말이 회자됐습니다.
‘둔’은 어떤가요? 200만부 가까이 팔린 단행본 <鈍感力(둔감력)>을 쓴 의사 출신의 작가인 와타나베 준이치(渡辺淳一)는 “‘둔’은 괴롭고 힘든 일이 생기거나 상심(傷心)했을 때, 다시 일어서서 힘차게 나가는 강한 힘”이라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13개월 동안 ‘둔’과 숙명적으로 동거(同居)해 오고 있습니다. 그는 총 3303자의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35차례 썼지만, 정작 국정 현실에선 3개 전선(戰線)에 걸쳐 ‘반(反)자유 세력’에 협공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鈍’의 힘으로 타개
그를 옥죄며 압박하는 ‘반자유세력’은 북한과 그 후견국인 중국, 그리고 민노총을 정점으로 한 국내 좌파 세력, 169개의 국회 의석을 가진 거대 야당입니다.
좌파가 우파를 압도하는 기울어진 한국 정치 지형(地形)에다 실수까지 겹쳐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지난해 두 차례 위험수위인 24%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는 흔들리기는커녕 불사조(不死鳥)처럼 되살아났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그의 1년 1개월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최근 1년 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성적은 A0″(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국정 방향을 잘 잡고 있는 윤 대통령에게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황병태 전 주중대사), “80점의 점수를 줄 수 있다”(조갑제 조갑제닷컴대표)….
윤 대통령은 야당의 국회 독재(獨裁)에 가로막혀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정치’로 1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무소의 뿔처럼 자기 길을 걸으며 공감과 지지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특유의 ‘운’과 ‘둔’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4년 후 정권 재창출로 ‘根’ 완성
문제는 ‘근’입니다. 흉운(凶運)을 버텨내며 목표를 이루려는 근(根)이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운[好運]도 무용지물이 됩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대통령은 박근혜·문재인 정권에서 엄혹한 탄압을 이겨내는 뚝심과 심지(心志)를 보였습니다. 그가 ‘근’까지 갖춘 인물인지는 4년여 후 정권 재창출 여부로 판가름날 것입니다.
‘운둔근의 정치’에서는 본인 노력과 함께 정치 세력의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과 여권은 무엇을 어떻게 집중해야 할까요? 이 문제를 놓고 저는 [송의달 LIVE] 등에서 만난 8명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게 4가지의 성공 승부수(勝負手)를 조언했습니다.
①한국의 국가정체성·국가다움 회복
윤 대통령은 작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에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올해 4월 27일 미국 연방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서 한 43분의 영어 연설에선 ‘자유(Freedom)’를 46번 언급했습니다. 그는 최근 60년 한국 현대사에서 ‘자유’ 이념에 가장 투철한 대통령입니다.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이 21세기 우리나라의 국가정체성과 국가다움 향상에 진력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대통령이 평양과 베이징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하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말을 해도 언론과 지식인, 국민들이 태무심한 나라가 됐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하고 ICBM 시험발사로 도쿄와 호놀룰루가 방공 훈련을 하는데, ‘민심이 흉흉해질까 봐 그런 훈련 못한다’고 주무 장관이 말하는 나라가 진정한 나라인가?”
윤 대통령이 건국(建國) 당시의 이승만, 5·16 때 1000여년 내려온 가난을 끊어내려 박정희가 품었던 정도의 각오와 결기로 무장해 달라는 것입니다.
②중국·북한·좌파와의 전쟁에서 승리
이는 달리말하면 중국·북한에 당당하게 대응하고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좌파 세력을 정리해달라는 당부입니다. 주동식(65) 지역평등시민연대 대표는 “한국민들은 아직도 1987년 체제의 승리자인 반(反)대한민국 ‘친북종중(親北從中) 좌파’를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 착각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반(反)대한민국 정체성이 대한민국을 대변하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정부는 사실상 혁명 정부이며, 윤 대통령은 혁명 정부의 수반(首班)이다. 이것이 정치 경험이 전무(全無)한 그를 국민들이 역사의 전면에 불러세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다.”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의 구도를 ‘김일성 세력 대(對) 자유 대한민국 세력’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민노총 같은 좌파 세력이 김정은 정권에만 도움되고 대한민국엔 불리한 짓을 하고 있음을 윤 대통령이 부각하고 정면승부할 때 승산(勝算)이 높아진다는 조언입니다.
좌파 세력에 대한 단호한 태도가 ‘필승(必勝) 카드’라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작년 9월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을 때와 한 달 후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 서면조사를 통보했을 때 6%포인트, 5%포인트 올랐습니다.
③기자회견 등으로 대통령이 國政 주도
지금은 유치원생부터 90대까지 모든 국민이 정보를 제작·발신·유통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시대입니다. 그렇지만 대통령은 국민 모두가 주목하는 최고 홍보맨이자, 최대 인플루언서(influencer)입니다. 윤 대통령은 ‘1호 홍보맨’이라는 잇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윤석열을 부르는 대한민국>의 저자인 김창영 전 국무총리 공보실장은 “매주 또는 2주 정도 마다 특정 의제를 갖고 대통령이 10~20분 정도 기자들을 만나 하고 싶은 말을 국민들에게 직접 전달해 여론 흐름을 주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얘기하면 됩니다. 항상 자신만만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소설 삼국지>의 유비(劉備)처럼 ‘힘들다’며 눈물도 보이고 엄살도 피우는 능굴능신(能屈能伸·상황에 따라 지혜롭게 굽히고 폄)의 모습을 보일 때, 그 효과는 2~3배 커질 것입니다.
70대 고령이던 이승만 대통령도 경무대(景武臺)에서 거의 매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학습 능력과 정치적 신념을 갖춘 윤 대통령은 자신있게 언론과 접촉해야 합니다. 미디어는 자신과 국정을 세일즈하고 정치 상황을 주도하는데 유용한 창구이자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④우파 역량 강화와 새 主流 형성
윤 대통령과 여권의 당면 과제는 내년 4월 총선 승리입니다. 이를 위해 여당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법 많습니다. 그러나 여당 스스로 정체성이 흔들리거나 활력과 자생력이 부족하다면 얘기는 다릅니다.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낸 이영훈(71) 이승만학교 교장의 말입니다.
“거의 모든 선거에서 당락은 1~2% 포인트 격차로 결정된다. 중도층의 비위를 맞추려 급급하기 보다는 진성 우파가 단결하고 결속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만들어 갈 때 자연스레 중도로 확장·흡수가 이뤄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국민의힘’이 100만 당원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당원을 통해 국민 속으로 꾸준히 파고들어 공감대를 이룬다면, 총선 승리와 함께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이 탄탄해질 것이라는 조언입니다. 이런 노력은 대한민국의 새 주류(主流)와 새로운 중심 세력 만들기와 직결됩니다.
임건순(42) 작가는 “언제까지 우파정치가 판·검사·변호사들의 인생이모작 무대가 돼야 하나? 투쟁력은 고사하고 미래 비전과 고민도 없는 이들을 대거공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청사진을 현실화할 인재들을 발탁해야 한다. 이들을 영입해 실력과 콘텐츠를 가진 리더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최고 인재들이 모여있는 의사집단도 영입 대상이다.”
김은구(45) 트루스포럼 대표는 “국가관이 투철하고 시대적 위기감을 철저히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2024년 제22대 국회를 구성해야 한다. 한국 정치의 선진화를 더이상 미뤄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세계 향방 결정짓는 ‘승부사’
한국 현대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는 특이하면서도 의미심장합니다. 1987년 이후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대통령이 되고자 안달했으나, 정치 초보인 윤 대통령은 국민의 부름을 받아 정치에 이끌려 나왔고 대통령까지 됐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성공과 실패는 개인이나 가족, 정당에만 국한된 문제가 절대 아닙니다.
그는 한반도에서 자유·민주·인권의 가치를 믿는 대한민국 정통세력의 명운은 물론 세계적 차원에서 자유주의와 전체주의 대결의 향방(向方)을 결정짓는 건곤일척(乾坤一擲·운명을 건 싸움)의 승부사(勝負士)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운·둔·근’에 두루 형통해 한국과 세계 역사를 전진(前進)시키는 역사적 인물이 되기를 한국과 세계의 많은 자유(自由) 시민들이 소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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