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인들이 26일 개막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 추모 사진전에 모여 그를 기억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열린 ‘운정 김종필 추모 사진전’에 참석해 “김 전 총리는 정치하는 사람에게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품도 중요하다는 깨우침을 주는 삶을 사셨다”며 “’정치가 좀 더 품격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찔리는 면도 있다”고 했다. 민주당 출신인 정대철 헌정회장은 김 전 총리를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로 “막말 없이 아름다운 언어로 정치를 했다”는 점을 꼽았다. 김 전 총리의 “자의 반 타의 반” “춘래불사춘” “정치는 허업” 등의 발언은 정치권의 주요 어록으로 꼽힌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김 전 총리가 쓴 선글라스에 바둑판이 비친 사진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1968년 ‘국민복지회 사건’으로 민주공화당 당의장 직에서 물러난 김 전 총리가 부산 해운대 극동호텔에서 구태회 당시 의원과 바둑을 두는 순간이었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김종필계 의원들이 ‘반박정희’ 활동을 꾀했다고 발표하면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 후계자로 꼽히던 김 전 총리를 무력화시키려 했었다. 사진전을 주최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선글라스에 바둑알이 비친 김 전 총리의 모습을 보니 예전 생각도 나고, 정치 굴곡의 현장에 있던 ‘결단의 JP’ 모습도 볼 수 있었다”며 “JP가 절차탁마 끝에 어떤 결단을 했는지 회고함으로써 우리 후학들이 JP 정신을 어떻게 받아 안을지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전 국무총리 5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사진전은 오는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