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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에선 김일성(金日成) 세력과 자유(自由) 대한민국 세력의 타협할 수 없는 총체적 권력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민노총, 전교조, 민주당, MBC, KBS 등은 김정은 정권에 유리하고 대한민국에 불리한 짓만 골라서 하는 김일성 세력이다. 이들은 과학(科學)과 법치(法治), 사실(事實)을 부정하는 문명파괴자들이다.”
조갑제(趙甲濟·77) 조갑제닷컴 대표가 내린 진단입니다. 1971년 부산 국제신보(현 국제신문)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올해로 53년차 언론인입니다. 2017년부터 ‘조갑제TV’ 유튜브방송으로 매일 국민들과 소통하는 그는 정치·사회·역사 평론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기자는 이달 4일 낮 서울 광화문에 있는 조갑제닷컴 사무실에서 3시간 가까이 그를 만났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반(反)공산주의에 투철한 그의 시국관(時局觀)과 해법(解法)을 듣기 위해서였습니다.
◇“좌파 카르텔, 자유대한민국에 도전해”
- 민주노총이 어제(7월3일)부터 또다시 정치 투쟁을 이유로 2주일 총파업에 들어갔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전교조와 민노총 그리고 지금의 MBC와 KBS는 좌파 카르텔입니다. 이 좌파 카르텔이 막강한 조직력과 자금력, 동원력으로 자유 대한민국, 즉 반공 자유민주주의와 개인의 자유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걸 막아야 할 세력이 정치 세력으로서는 국민의힘이고 그다음에 대통령이 지배하는 국가기구, 그 다음이 언론인데 지금 국민들의 분별력이 약화되고 있어요.”
- 우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의 정통 세력, 반공 자유민주 세력이 갖고 있는 정치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돈과 경험, 전문성이 있잖아요. 그걸 써야지요.”
- 지금 대한민국 이념적 상황은 어떻습니까?
“꼭 우리가 자유 통일로만 가야 된다는 하나님의 계시(啓示)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잘못하면 적화(赤化)통일도 될 수 있다는 걸 공감한 바탕에서 전투적(戰鬪的)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봐요. ‘한반도는 전쟁 중’이라는 점에 대해 정치권이 합의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 한국인들이 사실상 전시(戰時) 상황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렇습니다. 저는 아직도 한반도에서 남북한의 대결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 대결은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 투쟁입니다.”
◇“냉전적 사고 버리란 말은 ‘북한의 수하’ 되라는 얘기”
조 대표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전쟁 중이면 전시(戰時)에 사는 사람처럼 행동해야 됩니다. 한반도에선 냉전(冷戰)이 계속되니까 냉전적 사고(思考)를 가져야 됩니다. 누구는 ‘냉전적 사고를 가졌다’고 비판하던데. 이는 아직 겨울인데 봄이 왔다는 말만 듣고 런닝 셔츠 바람으로 바깥에서 놀다가 얼어죽으라는 말입니다. 지금 한국인들은 냉전적 사고방식과 그 냉전을 극복하는 자유통일 의지를 동시에 가져야 됩니다.”
그는 “한국 사람에게 ‘냉전적 사고 방식을 버리라’는 말은 ‘자살 또는 자폭하고 북한의 수하(手下·아랫 사람)가 돼라’는 얘기이다. 그런 말을 하면 고귀해 보인다고 착각(錯覺)하는 사람들이 보수중도층에도 많다. ‘요새 간첩이 어디 있어요’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직전 대통령의 행태는 심각했다”고 했습니다.
- 최근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 많다”고 말한 문재인 전 대통령 얘기인가요?
“그렇습니다. 문재인 씨에 대해서는 제가 좀 연구를 많이 해봤는데요. 그 사람이 쓴 책에 이미 잘 나와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흥남(興南) 철수 때 넘어왔다는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요. 그 책을 보면 자기가 아버지로부터 배운 게 이승만과 박정희에 대한 비판, 한일(韓日) 회담 반대, 박정희의 농촌 정책 비판 뭐 이런 겁니다. 문재인 씨는 아버지로부터 반(反)대한민국적 교육을 받았다고 봐야죠. 그게 결국 대통령 되었을 때 행동으로 나타났고, 저는 그가 사실상 김정은의 부하(部下) 노릇했다고 봐요.”
그의 이어지는 말입니다.
“이것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게 그가 2018년 9월 평양에 가서 연설하면서 ‘남쪽 대통령 문재인이 국방위원장 김정은의 소개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문장을 보면 국방위원장인 김정은이 남쪽 대통령보다 위[上] 아닙니까? 김정은을 상왕(上王)으로 자신은 남쪽을 다스리는 총독(總督) 정도로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외신 표현대로 문재인씨는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서의 행동을 5년 동안 일관되게 했어요. 김정은이 좋아하는 정책을 찾아 하고, 김정은이 싫어하는 정책은 절대 안 하고. 김정은이 미워하는 사람은 괴롭히고, 김정은이 좋아하는 사람은 밀어주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문재인 씨의 머릿속에는 김일성이 들어 있다고 봐야지요.”
◇“대법원, ‘문재인은 간첩이다’는 주장에 무죄 판정”
- 문재인 전 대통령은 신영복을 존경한다고 했지요.
“그것도 사상가(思想家)로 존경한다고 했고, 신영복의 글씨체로 국정원의 원훈(院訓石)을 새겼습니다. 이는 국정원 원훈에 김일성의 사상이 들어가야 된다는 암시 아니겠어요? 더불어민주당이란 당명에서 ‘더불어’라는 말도 신영복에게서 나왔어요. 이 세 개를 보면 지난 정부 시절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짐작됩니다.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 ‘문재인은 간첩이다’는 말은 둘 다 대법원에서 무죄(無罪) 판정이 났죠. 문재인 정권은 반역(叛逆·나라와 겨레를 배반함) 정권이었느냐, 문재인의 사상은 공산주의자 또는 간첩이었느냐 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됩니다. ‘지도자의 국가 이념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다소 과장된 게 있더라도 자유롭게 민주적 토론을 통해 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대법원은 판시(判示)했습니다.”
조 대표는 “대한민국은 지금 반역(叛逆)의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를 허용하는 나라가 된 것 같다. 서독(西獨) 정부는 헌법수호청을 만들어 과거에 반(反)자유민주적 활동을 한 사람은 공무원이 못 되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논평집단, 온실 정당으로 안주하는 국민의힘”
- 취임 1년 2개월된 윤석열(尹錫悅)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안보와 외교, 법치에서 잘하는 것만 쳐도 점수로 80점을 줄 수 있어요. 저는 윤 대통령이 안보 문제와 역사관이 이승만(李承晩)과 박정희(朴正熙) 다음이라고 봐요. 이승만-박정희-윤석열이라 할 정도의 반공(反共) 자유민주적 신념과 이해가 깊은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예를 들면 최근에 통일부 기능을 ‘북한 지원 부서’에서 ‘자유통일 부서’로 바꾸라고 했잖아요. 그렇게 말한 사람이 이승만, 박정희 이후 처음입니다. 우리 헌법도 그렇고 국가의 목표가 자유통일인데, 우파 대통령들조차 ‘자유통일’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 않았어요. 윤 대통령이 ‘우리 국가 목표는 자유통일이다, 평화적 자유통일이다’라고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한 거예요. 그 당연한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냐 이겁니다.”
그는 “지적(知的) 수준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승만, 박정희 다음에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걸 자유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으로 수렴해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니까 또 외롭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힘이 돼야 할텐데요.
“국민의힘이 이념(理念) 결사체(結社體)가 되어 가지고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앞장서야 되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핵무장한 북한 노동당 정권과 국가 생존을 놓고 싸우는 군대(軍隊)로 ‘군사적 정당’이라야 됩니다. 그런데 대통령보다 뒷전에서 ‘논평 집단’ 비슷하게 말로만 하려 합니다. 대중 동원력(動員力)이 없고 그 이전에 이념 무장이 안 되어 있고, 이념 무장이 안 되니까 교육 기능이 약하고 교육 기능이 약하니 선전(宣傳)도 약하고. 그러니 당원 모집도 제대로 안 되는 거죠. ‘여의도 정당’ ‘온실 정당’에 안주하고 있는 꼴입니다.”
조 대표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이제는 거리에서도 좌파 세력을 이겨야 됩니다. 거리와 광장은 여론을 만드는 장소 아닙니까? 광장에서 밀리면 박근혜 대통령처럼 될 수 있어요. 그런데도 경찰과 군대만 믿고 거리 투쟁을 안 한다? 정상적인 나라라면 그래도 되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요.”
- 한국 정치가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여야(與野)를 떠나 중앙당의 공천권을 없애는 게 제일 중요한 개혁이라고 봐요. 중앙당의 공천권을 없애면 당원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사람이 후보가 되거든요. 당원 수(數)를 늘려서 여야의 당원이 각 500만명 되면 상향식 공천이 가능해요. 미국이 지금 공화당과 민주당 당원을 다 합하면 총인구의 약 30% 돼요. 이건 저의 추정인데 우리나라에서 30% 되려면 당원이 한 1000만명 돼야 해요. 지금 국민의힘이 100만명쯤 되니 5배 정도 늘리고, 공천위원회 같은 밀실 회의 없애고 당원들이 후보를 다 결정하면 됩니다. 이걸 정당 민주화라고 부르는데 그러면 국민정당(國民政黨)이 됩니다. 당원을 많이 확보하려면 반드시 교육을 해야 해요. 우파가 공부 안 하고 이념 무장이 안 되면 그게 정당입니까? 이념 무장이 돼야 교육을 하고, 교육이라는 것은 ‘우리 당은 이런 정당이니까 찍어주세요. 당원 가입해 주세요’하는 세일즈(sales)입니다. 영업사원이 자기 제품에 대해 공부도 안 하고 어떤 제품이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면서 그 물건을 어떻게 팔겠어요.”
◇“韓美동맹 부작용으로 ‘자주국방 의지’ 상실”
- 미국·중국의 전략적 경쟁 속에 한국의 엘리트·지식인들은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곳곳에서 주체성(主體性)의 부재(不在)가 우려되요. 이것은 한미(韓美)동맹의 대가(代價)입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배탈나듯이, 좋으면 반드시 부작용이 있어요. 한미동맹의 부작용은 국민들이 자주국방(自主國防) 의지를 잃어버리고 외세 의존적으로 간다는 겁니다. 우리의 경우는 미국에 대한 의존인데, 국방까지 의존한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타락(墮落)입니다. 자주국방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경제력이 약하면 그건 변명이 되지만, 경제력이 이렇게 강한 나라가 국방을 미국에 의존해 가지고. 외국 군대도 없고 국력이 우리의 100분의 1밖에 안 되는 북한 김정은 앞에서 쩔쩔 매면서 ‘핵우산이 있어야 된다. 주한미군이 있어야 된다’고 매달리는 것은 이미 타락한 정신 아닙니까? 그러면 사대주의(事大主義)로 갈 수밖에 없어요.”
- 한미동맹에 그런 부작용이랄까 약점이 있군요.
“이런 큰 약점에서 우리 국민 전체가 헤어나지 못하는 거예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진정으로 한국의 안보(安保)를 걱정하는 사람이 5명 또는 많아도 10명 안 된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이 정말 국방, 안보를 걱정합니까? 안보를 걱정하면 민노총 속으로 북한 간첩망이 들어온 데 대해 이렇게 무심(無心)할 수 있습니까? 한미동맹에 너무 의존하니까 간첩을 친구로 여기는 거 아닙니까?”
그는 그러면서 이스라엘 사례를 꺼냈습니다.
“제가 1995년에 이스라엘에 가서 이스라엘 군대를 취재했는데. 그때 만난 이스라엘의 국방 전문기자가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한국에는 수도에 외국 군대가 있지 않느냐. 그러면 조심해야 된다. 국민이 타락한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워도 미군이 이스라엘 영토에 들어와서 주둔하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무기만 도움받았다.’
저는 한국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점의 70~80%는 한미동맹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한 국민들의 자주의식 상실과 타락, 어떻게 보면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겁한 국민 아닙니까? 그러니까 좌파나 김정은이가 마음속에 진정으로 한국 지도부를 경멸하고 있지 않을까요? 국민의 타락뿐만 아니라 국가 엘리트의 실종(失踪)입니다. 국가 엘리트는 뭐니뭐니 해도 국방을 챙기는 사람이거든요.”
조 대표는 이어서 말했습니다.
“이런 관념적이고 사대주의적이며 무책임한 생각은 언젠가는 피를 흘리게 될 때, 즉 전쟁을 하게 될 때 그칠 것입니다. 이렇게 잘 살면서도 한국 사람들의 심층(深層) 심리에는 ‘야 이러다가 적화되는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런 이야기를 보통 사람들도 합니다. 김정은이 오늘 밤이라도 발작(發作)을 해 핵 미사일 발사 버튼 누르려고 할 때 말릴 사람 없잖아요. 그러면 7분 만에 서울 상공에서 떨어지는데 세계에서 이런 아슬아슬한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안보에 대해 무관심한 정도가 아니라 안보를 챙기려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친일 매국(親日 賣國))이라고 욕하는 강력한 세력이 있다면, 이것의 결말은 결국 피 흘리는 거 아니냐. 그게 내전(內戰)이든 핵전쟁이든 하는 걱정까지 하지 않을 수 없어요.”
◇“한국 우파는 60년 전통, 좌파는 533년”
- 한국의 우파가 좌파에 비해 조직력, 동원력 등에서 밀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국의 우파는 60년이고 한국의 좌파는 533년이다.’ 한국의 좌파 533년은 533년이 전(前)근대적이라는 뜻인데, 518년의 조선왕조와 15년의 좌파 정권(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합친 것입니다. 좌파의식의 뿌리가 깊어요. 자유민주주의 세력은 1948년 이후 60년밖에 안 됩니다. 뿌리가 얕으니 우파 세력은 항상 외롭고 항상 포위된 느낌입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박정희 대통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항상 포위된 느낌이었어요. 왜냐하면 지식인들이 비판적으로 돌고, 국민들은 거기에 잘 따라가고 하니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는 말은 바로 그 고독한 근대화 혁명가의 하소연 아니겠습니까?”
- 지금의 좌파 지식인, 엘리트들 생각이 조선시대 주자학자들의 사고방식과 비슷해 보입니다.
“그렇죠. 주자학(朱子學)과 공산주의 또는 좌파 이념의 속성이 비슷합니다. 관념적이고, 교조적이고, 실물(實物) 세상 즉 경제·군사·과학에 대해 무지(無知)하고 무시(無視)하고. 제일 중요한 게 좌파와 공산주의에는 국가(國家)라는 개념이 없죠. 조선조 지식인들 머리에도 국가가 없었습니다. 좌파는 국가를 아예 미워합니다. 국가를 무시하면 법도 무시하고 국가를 지탱하는 경제력·군사력에 대해 무지하게 되죠. 거의 100% 똑같아요.”
- 자유민주주의는 한국사에서 낯선 이물질(異物質)인데, 조선시대 이전은 어떤가요?
“고려, 신라, 삼국 시대로 올라가면 조선조 사람하고 달리 굉장히 자주(自主)국방을 했죠. 우리 역사에서 조선조를 극복하는 노력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신라의 삼국 통일과 고려를 제대로 평가해야 해요. 우리 민족사 2000년에서 가장 뒤떨어지는 나라가 조선이죠. 그러니까 다른 민족에 국권(國權)을 뺏겼지요. 가장 문제적이고, 가장 반사실(反事實)적이고 반(反)국가적이고 반(反)역사적인 정권이 조선인데. 조선조에 대한 비판이 부족합니다. 상대적으로 가장 위대한 시대는 신라의 삼국통일인데 거기에 대해선 과소평가하고.”
◇“통일신라 이어 지금은 두번째 일류국가”
그는 이렇게 이어 말했습니다.
“저는 우리 민족사에서 일류(一流)국가가 두 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룩한 후 약 250년 동안 신라는 자타공인 일류국가였거든요. 수도(首都)인 경주(慶州)를 예를 들면, 8세기와 9세기의 경주는 콘스탄티노플과 바그다드, 중국의 장안(長安·지금의 산시성 西安·시안), 교토(京都)와 함께 세계 5대 도시였습니다. 그때에 이어 이번에 대한민국 건국 이후에 우리가 지금 일류 국가로 나아가고 있거든요. 일류 국가를 경험한 나라만이 일류 국가를 만듭니다. 한국이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은, 조선조의 퇴행성(退行性)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 고려와 신라, 삼국 시대의 역동적인 역사가 있었으므로 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
- 1980년과 86년, 두 차례 해직(解職)당했는데 1980년대는 어떻게 보시나요?
“권위주의에서 민주화로 넘어가는 1980년대 10여년은 군인 출신인 전두환·노태우 두 사람이 통치했어요. 많은 검증과 교육을 통해 지도자로 길러진 군 출신 대통령은 대개 엘리트를 쓰고 참모 조직을 통해 검토를 해요. 그런데 전두환 전 대통령이 2021년 11월 23일 별세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조문은커녕 조화(弔花)도 안 보냈어요.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이렇게 침을 뱉은 거는 세계 역사에 없을 거예요. 북한 김정일이 죽었을 때,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문재인은 조문단을 북한에 보내자고 했어요. 이게 바로 문재인의 사상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증거입니다.”
◇“한국 1980년대는 세계 경제성장률 1위 시대”
- 전두환과 노태우 대통령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요?
“두 사람이 이끈 1980년대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세계 1등이었어요. 그게 모든 걸 설명한다고 봐요. 일본보다 3배 빨리 성장했죠. 그리고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을 주었죠. 그다음에 한국이 세계화로 갔잖아요. 서울올림픽을 통해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그리고 역대 올림픽 중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냈어요. 서울올림픽 영향으로 동구 공산권이 무너지는 계기가 됐고, 한국의 민주화가 피를 흘리지 않는 방향으로 갔어요. 서울올림픽을 해야 하니 1987년의 대규모 시위에 대해 군대를 동원하면 안 된다는 억제 심리가 작용했지요. 1980년대 저는 기자로서 최루탄 터지는 현장을 누볐는데 분위기가 굉장히 밝았어요. 그리고 그때는 지역 감정이 없었어요. 전두환·노태우 두 사람이 인내심을 갖고 참았고 군인·경찰·기업이 나름 최선을 다해 피 흘리지 않고 서울올림픽과 평화적 민주화를 성공시켰어요.”
- 올해 이번달(2023년 7월)이 갖는 의의(意義)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올해 7월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을 조인(調印)한지 70년이 되는 달입니다. 저는 6.25 이후 이른바 전후(戰後) 70년을 맞아 이제부터는 전후사(戰後史)를 얘기하자고 주장합니다. 이제는 6.25 이후의 한국 역사를 이야기하자, 시대 구분을 좀 바꾸어 과거보다 미래 지향적으로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자는 겁니다. 예수 탄생 전후(前後)로 나누듯 한국전쟁 전후로 나누면 사람 생각이 바꿔지니까. 6.25후 70년동안 한국은 산업화·민주화·국제화·복지화를 해냈고 남은 것은 통일이예요. ‘전후 70년 이제는 통일이다.’ 좌파들의 주장은 이론으로서는 다 끝났어요. 그러니까 괴담(怪談)이 나옵니다. 논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졌다는 증거예요. 저 사람들의 무기(武器)는 이제 괴담 뿐이예요. 괴담 갖고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러나 우파가 갖고 있는 자산은 ‘경험’인데 그 경험이 스토리(story)거든요. 우리는 스토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합니다. 70년동안 우리가 이룬 굉장한 이야기 거리로 좌파의 논리를 부수고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괴담만 남은 좌파...스토리로 우파가 압도해야”
조 대표의 이어지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전후 70년은 ‘더 그레이티스트 스토리 에버 톨드(The Greatest Story Ever Told)’ 즉 가장 위대한 이야기라고 봐요. 책임있는 사람들은 회고록(回顧錄) 쓰기 운동을 해야 됩니다. 우리나라 지금 60세 이상 되면 다 회고록 쓸 만한 경험이 있어요. 회고록 쓰기 운동을 벌여 상(賞)도 주고, 장려도 하고, 기록으로 모으고. 이런 걸 디지털화해 잘 정리하면 이만한 스토리가 세계 어디에 있겠어요. 인류의 문화 유산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참여하고 거기에 인센티브도 주고 재미있게 하면서. 보훈처 같은 데에서 예산을 갖고 국가가 해야 해요. 동상(銅像)도 만들고 세워야 합니다. 이달 27일 경북 칠곡군 다부동(多富洞)에 이승만·트루먼 대통령 동상이 들어서고 백선엽 장군 동상은 제막됐죠. 이런 눈에 보이는 걸 해야 합니다.”
- 한국의 보수우파가 혹시 간과하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한국 우파가 놓치고 있는 게 역사(歷史) 전쟁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마냥 자유민주주의만 강조한다고 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념 대결과 역사 전쟁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요. 이념 대결은 자유민주의 승리로 판가름 났어요. 그런데 역사적 정통성이 대한민국 또는 김일성 세력 어디에 있느냐 하는 역사 전쟁에선 우파가 지고 있어요. 김일성 한테 이승만 세력이 밀리고 있는 거예요. 저쪽은 이승만을 부정하면 대한민국을 부정할 수 있다고 보고 이승만 격하 운동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데. 한국에서 김일성을 숭배하는 자들이 문재인 정권 핵심이 됐으니 역사전쟁에서 진 거 아닙니까?”
그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역사 전쟁에서 패배하면 결국 체제 전쟁에서 지게 되요.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그런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현재의 권력을 갖고 과거 역사관을 바꾸면 미래 권력까지 잡을 수 있어요. 이 역사 전쟁에서 이기려면 아까 말씀드린 회고록 쓰기 운동 같은 걸 우파가 활발히 벌여야죠. 다 이게 역사 전쟁이거든요.”
◇“‘정치 무시’했던 우파 대통령들 크게 당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두 우파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한국의 우파 정치인들은 ‘나라’만 생각하고 ‘정치(政治)’를 소홀(疏忽)히 했고 무시했습니다. ‘정치’라는 속성에 짜증만 내고 그걸 이용할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정치라는 게 권력 투쟁인데, 요즘 정치는 어떻게 보면 더 간단해져서 70%가 홍보(弘報)입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자기 자랑하는 걸 부끄럽게 생각해요. 이러면 정치적 인간이 아닌 거예요. 한국 보수우파는 정치를 해야 됩니다.”
- 어떻게 가능할까요?
“먼저 정치를 배우고 홍보를 해야 돼요. 내가 잘 한 건 앞세우고, 남이 못하는 것은 부각시키는 겁니다. 이 홍보라는 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편을 늘리는 것입니다. 한국의 정치는 다른 나라의 정치와 달리 ‘전쟁’입니다. 중국의 모택동(毛澤東·마오쩌둥)은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라고 했습니다.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에서 이기려면 우리 편이 많아야 됩니다.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좌파는 자충수로 망한다’고 저는 보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도 보수 분열의 결과물 아닙니까?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도 정치적 동물이 돼야 되는데….”
◇“尹 대통령, 레이건처럼 인기있는 정치인돼야”
- 평생 법조계에 몸담은 윤 대통령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어떤 미국 기자가 레이건 대통령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배우(俳優)가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까?’ 레이건은 정색하고 ‘아니 어떻게 대통령이 배우가 안 될 수가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고 해요. 윤 대통령도 배우가 돼야 됩니다. 배우 기질, 무대 체질이 그에게 있어요. 최근 한미정상회담 국빈(國賓) 만찬에서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는데 지금 유튜브에 ‘아메리칸 파이’를 검색하면 돈 매클레인(Don McLean)보다 윤석열이 더 많이 떠오른다고요. 국내외 모두 다 합하면 아마 수천만 조회수가 될 겁니다.”
조 대표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말을 명심(銘心)했으면 합니다. ‘경제와 국방에서 아무리 성공하더라도 정치에서 실패하면 권력을 잃어 모든 게 끝난다’고. 윤 대통령이 학습 효과가 있는 분이니까,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처럼 인기 있는 정치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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