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개입했다는 의혹은 허위라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는 청와대 용산 이전 태스크포스(TF)팀장이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부팀장인 김용현 경호처장 뿐만이 아니라 건축, 조경, 역사전문가 등이 동행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풍수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최근 백 교수가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경호처에서 제공한 공관 CCTV 영상을 디지털 포렌식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당시 방문객 및 이들과 접촉한 군 관계자들을 조사해 백 교수의 출입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관저 이전 과정에서 건축, 조경, 설계, 역사 전문가 등으로부터 두루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 백 교수도 이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경찰은 지난 4월 지난해 3월 한 달치 공관 CCTV를 모두 분석한 뒤, CCTV에 천공은 없다고 중간 발표한 바 있다. 경찰은 백 교수가 천공처럼 수염을 길렀다는 점에서, 일부 군 관계자들이 천공으로 오인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천공 휴대폰의 위치 기록 분석에도 관저 후보지 인근 기지국에서 그의 행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천공이 대통령 관저 결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의 폭로는 거짓일 공산이 커졌다. 여권 관계자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고 풍수 전문가도 그중 한명”이라며 “당초 천공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한 것은 명백한 허위로 판명났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2017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 대선 경선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부를 각각 만났다고 언론에서 밝힌 바 있다. 백 교수는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가 ‘내가 영부인이 될 관상인가요’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