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최근 7년 동안 111억여원을 들여 UHD(초고화질) 콘텐츠를 100편 넘게 제작했지만, KBS가 송신(送信) 지원을 거부하면서 전부 HD(고화질)로만 송출된 것으로 10일 나타났다. KBS는 “재정 기반인 수신료 인상이 전제돼야 EBS에 대한 송신 지원이 가능하다”는 등을 거부 이유로 밝혔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이 이날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2022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EBS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작비 111억3400만원을 투입해 UHD 프로그램을 107편 만들었다. 하지만 KBS가 EBS의 UHD 송신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단 한 건도 UHD로 송출되지 못했다. 통상 UHD는 HD보다 제작비가 1.5~2배 정도 더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법에는 KBS의 업무 가운데 하나로 ‘EBS가 행하는 방송의 송신 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KBS는 “신규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전액 부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재정 기반인 수신료 인상이 전제돼야 EBS에 대한 송신 지원이 가능하다” “방송법의 ‘송신 지원’ 개념이 불명확하므로 EBS의 UHD 송신 지원이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국회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밝혔다. EBS는 “송신 지원 범위에 UHD 송신 지원 일체가 포함되므로 관련 비용을 KBS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식 의원은 “KBS는 전체 수신료 수입의 3%만 EBS에 배분해주면서 방송법에 규정된 EBS에 대한 송출 지원 업무까지 회피하려 한다”며 “공영방송으로서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고 수신료 인상만 요구하며 방만한 경영을 유지하다 현재의 재정 악화 사태를 맞은 것”이라고 했다.
EBS가 이날 김 의원에게 제출한 수신료 배분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수신료 총액은 6934억원이었다. 그중 KBS가 90.4%에 해당하는 6275억원, EBS가 2.8%인 194억원을 배분받았다. 6.8%인 465억원은 한국전력이 위탁수수료로 가져갔다. EBS는 그간 수신료 배분 비율 확대를 수차례 주장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