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내년 4월 치러질 총선 정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 중 하나다. 이른바 ‘윤핵관’과 맞서온 그에게 국민의힘이 공천장을 줄지, 준다면 어느 지역구를 줄지, 공천이 무산될 경우 그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 등 그의 총선 행보 하나하나가 내년 총선 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9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그는 ‘분노’를 감추는 것을 힘들어했다. 폭발 직전 상황인 듯 ‘그냥 죽지는 않겠다’는 독한 결기를 보일 때가 많았다. “‘윤핵관’의 조롱을 감내해줄 생각이 없다”며 선전포고에 가까운 결심을 밝히기도 했다. 내년 총선과 관련해 그는 아직 최종 행보를 결정 못한 것처럼 보였다.
-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32%, 민주당 28% 정도로 나온다. 야당보다는 여당이 낫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연말쯤 되면 국힘에서 '100~110석도 감지덕지'라는 소리가 나올 상황이다. 승리가 아니라 '보수가 무너지느냐,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나올 수 있다. 국힘 지도부는 영남 선거 말고는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다. 지난 대선에서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델하우스(공약)'와 '배달된 집(당선 후 정책)'이 다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과 상식'을 하겠다고 했다. '공정'은 검사 출신이니까 할 줄 안다는 것이고, '상식'은 전문성이 없으니까 상식대로 하겠다는 거다. 그런데 지금 교육도 전문가고 역사 논쟁도 일으킨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낀다."
- 대통령의 귀를 막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나. "소위 '윤핵관'이라는 사람들이 대통령 주변에서 하는 것을 보라. 아마 보수층에선 '공정'이라는 것을 문재인 정부 시절 잘못된 것을 지적하고 바로잡고 문제 있는 사람들을 때려잡는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집권 이후 오히려 보수 사람들을 작살내고 있다.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이준석 다 때리고 있다."
- 자신과 대통령을 이간질하는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 사람들 대단한 짓 하는 것이 아니다. 수준이 낮다. '이준석이 당신 욕하더라' 이런 정도다. 그런데 그 사람들 하는 것이 대통령에게 너무 효과가 있다."
- 당초 지역구인 노원병은 험지인데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 "10년 투자했으니 당연히 당선되고 싶다. 보수 정당의 가장 못된 버릇 중 하나가 험지에 도전하면 도와주기보다 떨어진 이력을 갖고 나중에 조롱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조롱을 감내해줄 생각이 없다. 노원병에서 뛸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이 되고 내 개인 역량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상황에서 뛰게 된다면 당연히 도전할 것이다. 지금처럼 제대로 선거 한번 안 치러본 영남 출신 인사들이 다선이라고 지도부 내에서 거들먹거리면서 수도권 뛰는 사람들한테 공천을 주느냐 마느냐 말장난하고 앉아 있을 때는 냉정하게 그 사람들을 정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 '당선도 힘든데 그냥 노원병에 공천을 주자'는 얘기도 나오는 듯한데 느낌이 어떤가. "조롱일 뿐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을 가만히 놔두고 싶지 않다. 그 말 하는 사람들 다 끌어다가 노원병 출마시키면 아마 (합쳐서) 30% 득표할 것이다. 나는 노원병 선거구가 생긴 이래 최다 득표수,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렇게 확장 중인데 안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 그런 조롱에 놀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만히만 놔뒀어도 되는데 지금은 만신창이를 만들고 공격하고 이 난리를 친다. 나는 그런 행동을 용서할 생각이 없다."
- 최근 대구에 다녀왔는데 대구 출마 생각이 있는 건가. "아버지와 어머니가 연고가 있는 것이지, 나는 살아본 적이 없다. 대구에 연고를 주장하면서 갈 생각보다는 보수 정치를 살리기 위해 대통령에게 가장 아부질 잘하는 사람들과 정정당당하게 한번 붙어 보자는 거다. 하지만 아버지 고향 이런 소리는 안 할 것이다."
- 대구의 '나쁜 놈'은 누구인가.(이 전 대표는 지난 9월 2일 대구에서 "만약 대구에서 정정당당하게 겨뤄보자고 한다면 가장 나쁜 놈들 골라서 붙겠다"고 했다.) "작년에 나를 쫓아내려고 난리쳤을 때는 구체적인 악행을 한 사람들을 나쁜 놈이라고 봤다. 지금은 대구의 12명 국회의원 전원이 비겁자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나쁜 짓을 한 사람도 있지만 공천받으려고 입도 한 번 뻥긋하지 않고 부역한 사람들도 다 나쁜 사람이다. 처음에 한두 번이야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지만 1년 내내 입도 한 번 뻥긋 안 하잖느냐. 오히려 더 나쁜 사람일 수 있다."
- 대구 공천은 사실상 힘든데 무소속 출마도 고려 중인가. "대구에 공천 달라고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무소속 출마는) 지금 미리 얘기할 필요가 없다. 여러 가지 방법이 다 있다. 아직 대구에 나간다는 것을 고민해본 적이 없다. 나와 친분이 있는 강대식 의원(지역구 대구 동구)을 흔들기 위해 '대구 동구에 출마하냐'고 누가 물어보길래 '만약에 나간다면 제일 나쁜 놈이랑 붙을 것'이라고 얘기한 것 뿐이다."
- 노원병을 제외한 수도권 출마는 어떤가. "그럴 생각이 없다. 2016년 총선을 보면 전부 수도권이 어렵다고 생각하니까 대구 공천받거나 비례 받으려고 난리치다가 결국 당이 작살났다. 똑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것으로 본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 최고위원을 지낸 인사라면 당연히 수도권 출마 선언하고 뛰어나가야 한다. 김기현 대표가 비례대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던데 그것은 대선주자급이 전국 지원 유세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명분 아래 하는 것이다. 지금 김 대표가 어디 가서 인사하면 누가 알아보겠나."
- 지금처럼 하면 안 된다는 말처럼 들린다. "내가 지난 지방선거 때 김기현 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 시켜줬다. 그것 때문에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이 좀 불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김 대표 지원 유세 해달라고 부르는 사람이 없었다. 수도권에서 '김기현 대표 제발 와주세요'라는 이런 요청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뭐가 달라졌겠나."
- 수도권이 진짜 위기여서 당이 도움을 요청하면 도울 것인가. "그런 것을 바라지도 않지만 도울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선거 할 생각 아니면 의미가 없다. 2020년 총선 때 황교안 대표가 공천은 자기가 하고 싶으면서도 김종인 위원장 도움도 받고 싶어 공천 다 끝난 다음 김 위원장을 불렀다. 그게 김종인이 패배한 유일한 선거다. 아무 의미 없는 짓이다. 공천으로 X을 다 싸놓은 다음에 총선 어떻게 할 것이냐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참여할 생각이 없다."
- 김기현 대표가 순천에서 천하람 위원장을 만났는데 본인에 대한 화해의 손짓으로 생각하지는 않나. "김 대표가 전혀 그럴 의사가 없다고 본다. 김 대표가 내 전화번호도 알고 (중간에) 나한테 연락할 사람도 많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것은 본인이 내려놓을 자신이 없는 것이다. 어떤 것도 본인의 의사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상태다."
- 출마할 지역구에 유튜버가 나타나 계속 비방하면 어떻게 대응할 건가.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해라. 그것이 보수의 민낯일 것이다. 돈벌이 때문에 하는 짓을 보고 보수표 우수수 다 떨어질 것이다. 지난번 경기도지사 선거에 유튜버 강용석이 뛰어들어서 판 자체를 망쳐놓은 것을 다 보지 않았나. 그보다 용산에서 유튜버들한테 의존해 정치해 놓고 나중에 공천 달라고 들이밀면 어떻게 할까 걱정이다. 혹시라도 유튜버들에게 책잡힐 일을 했다면 그거나 걱정해야 할 것이다."
그는 “보수 유튜버들이 항상 하는 말이 김무성, 유승민, 이준석이 무슨 내각제를 하려고 한다고 그러는데 나는 내각제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서 “그들은 그냥 아무 말 잔치를 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조국 딸과 이준석이 결혼한다고 소문내고 그러는데 그게 그 사람들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 유승민 전 의원과는 서로 연락은 하나. "할 이유가 없지 않나. 전혀 없다."
- 유승민 전 의원과는 어떤 관계인가. "사람들이 유승민 전 의원이 나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추천해 줬다고 하는데 그것부터가 거짓이다. 추천받은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이 조선일보 기사 보고 연락한 것이다. 하버드대 가는 데 유승민 의원이 추천해 줬다는 얘기도 있는데 내가 하버드대에 간 이후 유승민이 의원이 되었다. 지령을 받지도 할 위치도 아니다."
- 만일 이재명 대표가 구속된다면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구속이 안 되면 어떻게 될지가 걱정이다.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도주 위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실관계를 다투어 봐야 한다면서 구속이 안 되면 역풍이 아니라 큰 타격이다."
- 대표 시절 자격시험 등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었는데 이번 공천에 유지가 될 거라고 보나.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이 AI 면접으로 공천하겠다던데 정신 나간 소리다. 우리 당 당선자가 전부 다 영남에서 나왔는데 영남 당선자를 못 맞히면 그건 AI가 아니라 깡통이다. 박수영이 서울에서 나오면 떨어진다는 것은 AI가 아니라도 다 안다."
- 정무적 고민 없는 시스템 공천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정무적 고려 없이 그냥 경선제 하면 된다."
- 그러면 대구 같은 곳은 현역 의원이 계속 하지 않을까. "아니다. 대구는 자기들이 권력자한테 잘 보여서 공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저러고 있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인지도 높은 사람이 대구 내려가서 붙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그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 정치하는 근본적 이유가 뭔가. "대한민국 정치는 자신이 흙수저라는 것을 강조한다. 1950~1960년대생이 가질 법한 개천에서 용 스토리를 정치 동력으로 삼아온 사람들이다. 나는 1980년대 수도권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그저 '스테인리스 수저'라고 할 만한 보통 사람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 수도권 인구가 절반이 넘는다. 그런 수도권에서도 젊은 세대는 70%가 넘는다. 이 사람들 생각을 대변할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오가는 주제 말고 다른 것을 정치권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젠더이슈'만 해도, 출산율 문제 해결을 위해 돈을 더 주면 나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는데 성 역할의 변화, 결혼관의 변화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풀어낼 수 없다."
- 한국 정치에서 보수의 역할은 무엇인가. "보수의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보수가 되면 경제가 좋아진다, 보수가 되면 안보가 튼튼하다, 보수가 되면 교육이 좋아진다' 이런 것들이 다 깨졌다. 젊은 세대들은 안 믿는다. 처음 진보 교육감이 될 때는 얻어걸렸다고 했지만,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그렇게 보수가 많이 이겨도 교육감은 진보가 많이 이겼다. 보수의 교육관 자체가 별로 매력이 없어졌다는 얘기다. 안보 같은 경우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 집권 전에는 민주당이 집권하면 적화통일 된다는 협박으로 국민들을 속였는데 이젠 안 속는다. 결국 북한에 대한 접근법의 차이인데 그걸 가지고 상대를 완전한 악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전쟁을 겪은 세대가 봤을 때는 북한에 돈 퍼준다고 난리 치지만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는 또 다르게 생각한다. 거기에 맞게 보수가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 일부 보수층에서 본인을 향해 버릇이 없다는 비판을 한다. "나를 공격하는 이들이 '왕당파'이기 때문이다. 내용의 본질을 살펴보면, 대통령을 뽑았는데 왜 대통령에게 협조를 안 하느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는 '왜 박 대통령에게 협조 안 해, 너는 배신자야' 하면서 유승민도 공격해 봤는데 그러다가 탄핵당한 것 아닌가. 그다음에 가장 마음이 맞는 황교안 뽑아서 총선 치르다 망해보고 그랬는데, 그거 반복된다. 거기에 맞춰 노년층에게 박수받고 '젊은 친구가 참 안보관이 투철하구나' 이런 소리 듣는 보수가 되라는 것인가. 내가 정치하는 데 나의 갈 길을 내가 선택하지 왜 그렇게 해주나."
- 보수에 대한 비판은 대통령에 대한 충정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것 중 보수에 해당되는 것이 뭐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자유 기업 활동하도록 내버려 두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국세청을 동원해 사교육까지 다 때려잡지 않나. 내일 공산전체주의 때문에 위험에 빠질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런데 주적을 공산전체주의로 잡아서 얘기하니까 얼마나 황당한가. 애국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용이 하나도 없다. 그냥 왕당파인 것 말고는 없는 것이다."
- 유영하·최경환·우병우 등 과거 친박 3인의 TK 출마가 거론되는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각각 케이스가 다르다. 최경환 부총리는 부총리 재직시절 그 지역 발전에 기여해서 경산 같은 곳에 자력 당선이 가능한 것이다. 옥고를 치르기는 했으나 특별히 부패한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적폐청산 수사에서 관행적인 것들이 청산 과정에서 걸린 것이다. 최 부총리에 대한 평가는 그걸 반영해서 될 것이다. 우병우 수석의 경우 영주라는 특정 지역에서 기대받는 인재였으니까 그 지역에서는 지지가 있는 것이다. 유영하 변호사는 박근혜 대통령 모신다는 것으로 나오는 것이다. 다 다르기 때문에 묶어서 보기 어렵다. 서로 연대하기는 힘들다. 각자의 이유로 각자 나오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노무현을 좋아한다'고도 했는데 최근에는 보수적 견해를 많이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이 체계적으로 정치에 대해 고민을 안 해봤다고 본다. 그냥 술자리 대화로 정치를 보는 것하고 실제 정치는 다른 것인데, 그걸 형성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대통령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사회관계를 형성할 50세 정도에 댓글 수사로 좌천돼 보수의 모든 인사와 척을 졌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검찰총장 지내면서 적폐청산 수사를 통해서 친박계 인사와 불구대천이 되었다. 그 틈을 10년간 놀고 있던 친이계가 파고들었다. 친이계는 진보 계열이었다가 전향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뉴라이트가 되었는데 전향하면 극단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들 세계관으로 (대통령) 정치의 여러 관점이 형성되어 있다. 뉴라이트 사관, 식민지 근대화론 이런 것은 학술적으로 그냥 들어볼 수는 있는 생각들이지만 주류의 생각으로 들어가면 좀 편협한 얘기들이 많다. 그런 것에 빠진 것이다."
- 윤석열 정부 성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당 장악이다. 가장 두각을 보여준 능력이다. 남들이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닌데, 그걸 굳이 했지만 잘했다."
- 총선이 끝나면 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총선 지나고 나면 영남 의원들만 살아남고 대권주자가 없으니 자기들끼리 벌벌 떨 것이다. 대선이 2년 뒤라 얼마 남지 않았다."
-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일까. "공약을 파기하고 1년 가까이 권력 장악에만 몰두한 것이 굉장히 단점이다. 권력을 잡을 때 수단이 좀 구리면 결과로 정당화할 수 있다. 근데 지금 그게 아니잖느냐. 권력 독점을 위해 좀 무리수를 두었는데, 결과도 구린 것 아닌가."
- 한·미·일 공조가 강화되었는데 윤 대통령의 '결단'에 동의하나. "나도 미국에 상당한 기대와 호감을 가진 정치인이다. 하지만 미국에 요구할 것은 요구하면서 풀어나가야 한다. 일본에 통 크게 가면 일본이 따라올 것이라고 했는데 일본이 양보한 것이 없지 않나."
- 대선 이후에 공직 제의가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이탈리아 대사 나가라고 하더라. 당 대표 지낸 사람을 이탈리아 대사 나가라고 하는 것이 어디 있나. 거절했다. 정치하겠다는 사람인데 외국에 나가서 뭐를 하나."
- 본인 커리어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나. "커리어 단절이지 그게 경력을 만들어 주는 것인가. 그럴 생각이면 직접 얘기하던지. 윤핵관들이 '대통령이 이준석 술 안 받아 먹어서 화났다'부터 시작해서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데 나는 대통령이 준 술 안 받아본 적이 없다. 오히려 만취해서 실려 간 적도 많다. 지금 와 가지고 설명이 안 되니까 나쁜 소문 돌게 하려고 '애가 싸가지가 없다'부터 시작해서 말들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거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의 대선후보가 되는 것을 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처음부터 윤핵관들이 내가 유승민을 당선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해서 경선 준비위원장을 나랑 아무 상관이 없는 서병수 의원을 시켰다. 그러니까 갑자기 서병수도 이준석계라고 몰아붙였다. 서병수와 일면식도 없는데 무슨 이준석계인가. 이들의 망상이 어느 정도냐 하면 서병수 의원이 봉사활동을 다 같이 가자고 하니까, '사람을 오라가라 하지 말라'고 나를 공격했다. 후보들한테 봉사활동 시켜서 후보가 대표에게 굴종하는 모양새를 보이게 하려고 이준석이 짰다는 식이다. 제정신이 아닌 거다."
-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이준석이 실세가 되는 것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나. "모르겠다. 제정신이 아니니까 분석하지 않는다. 살면서 겪어본 사람들 중 가장 한심하다. 대선 흥행을 위해 토론을 늘리자고 하니까, 유승민 대통령 만들기라고 난리를 치고 다 그런 식이다."
-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와 단일화를 해서 승리했을까, 아니면 단일화를 해서 어렵게 승리했을까. "윤핵관들이 대선 승리의 공을 이준석이 다 가져가는 것이 짜증이 나서 단일화를 막판에 하려 한 것이다. (단일화는) 안철수가 (이재명에게 갈 수도 있는) 표를 들고 있느냐, 아니면 그것이 (단일화해서) 이재명에게 넘어갈 것이냐가 문제였다. 안철수가 기본적으로 이재명표를 더 많이 들고 있었다.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원래 안철수 지지가 굉장히 높게 나왔다. 그런데 1 대 1 구도로 가면서 싹 다 이재명에게 몰려갔다. 막판 변수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면 위험한 것이다. 윤핵관들이 정신 못 차리고 갑자기 단일화해버려서 질 수 있었다고 본다. 호남에서 우리 표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호남에서 안철수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당 대표와 아무런 상의도 안 하고 질러 버렸다."
- 윤석열로 후보가 결정되었을 때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나. "(대통령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표 되고 나서 5개월 동안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선거전략 다 만들어 놓게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기가 당선되는 데 어떤 전략이 유효했는지를 모르고 있다. 보수 유튜버들의 방송으로 당선되었다고 착각하니까, 보수 유튜버를 우대해 주고 있는 것이다."
- 대선 후보와 당 대표 사이에 외부에서 보기에 불화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후회하지는 않나. “보수에서 착각하고 있는 것인데,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의 기본전략은 (입당하지 않고) 외부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었다. 막판에 국민의힘을 흡수해서 당을 한 번에 장악하려 한 것이다. 당원들이 뽑은 당 대표 입장에서는 입당을 강제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8월달까지 버스가 출발한다고 해서, 이것 때문에 윤 대통령이 짜증이 가장 났다고 하더라. 윤 대통령은 보수의 구원자가 되어서 국민의힘을 패싱시키려 했던 것이다. 일반 의원들과 당원들은 이것을 모른다. 그런 전략을 막기 위해 내가 당 대표로 말을 세게 했던것이다. 그때 그렇게 세게 안 했으면 윤석열 대통령은 입당도 안 했다. 실제로 김종인 위원장도 그렇게 조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