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폐원전 인디안포인트 원전 앞에서 이용선, 이수진, 강은미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촉구 촛불 집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외교부가 현지에서 차량 지원을 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14일 뉴욕으로 출국한 민주당 이용선·이수진(비례)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16일(현지 시각) 유엔 본부 앞 등에서 열린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중단 촉구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이들 일정에는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 시민 단체 관계자들도 동행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공항 출영송, 의원 면담 등 공식 일정에 한해 차량을 제공했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사무처를 통해 외교부에 의전 제공을 요구했고, 이에 뉴욕 총영사관 차량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양이원영 의원은 15일 영국 런던의 IMO(국제해사기구)를 방문해 “오염수 방류 저지에 노력해달라”고 했는데, 이때도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런던 대사관이 차량을 제공했다.

앞서 지난 1일 반(反)국가 단체인 조총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에게 주일 한국 대사관이 차량을 제공하면서 국회의원 해외 방문 때 ‘과잉 의전’ 논란이 일었다. 그런 가운데 약 보름 만에 야당 의원들이 이 같은 의전을 재차 요구한 것이다.

뉴욕을 찾은 야당 의원들은 미국 지역 정치인을 만나 ‘이재명 대표 단식’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15일 고든 존슨 미국 뉴저지주 상원의원과 면담에서 “(이 대표) 단식의 가장 큰 이유는 원전 오염수 방류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미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오염수 방류는) 전 세계인의 건강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국제 범죄”라며 “미국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분명하게 입장을 나타내야 대한민국 국민이 안심할 것 같다”고 했다.

고든 의원은 “나는 뉴저지 지역 정치인일 뿐”이라며 “뉴저지가 지역구인 연방 상원의원에게 그 뜻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외교 문제는 연방의회에서 다룰 사안인데 왜 나한테 이야기하느냐’라는 뜻을 에둘러 전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생선 뼈와 핵폐기물이 그려진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포스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려고 했지만 고든 의원은 사양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위한 여론전이 아니라 그저 공천받기 위한 충성 경쟁일 뿐이고, ‘국제적 망신러’를 자처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