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투·개표 관리 시스템 등에서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는 국정원 발표에 대해 “선관위 보안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며 “전면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년 4월 총선이 겨우 6개월 남았다”며 “선관위는 제로베이스(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국정원과 인터넷진흥원의 전문적인 협조를 받아 재정비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보도 자료에서 “행정안전부는 문재인 정부 기간 단 한 차례도 국정원과의 정부 합동 보안 컨설팅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행안부는 올해 첫 실시한 국정원과의 정부 합동 보안 컨설팅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연례화를 적극 검토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11일 치러지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개표를 수(手)작업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선 내일로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부터 수개표를 해야 좌파든 우파든 국민들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오늘 갑자기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온 것은 선거 개입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재·보궐 선거를 하루 남기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여당 지지자를 결속시키려는 것이냐”고 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정원이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윤 원내대변인은 “선거 패배에 대비해 선거 불복의 핑곗거리를 만들려는 것이냐”고도 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선관위 해킹이라는 건 여러 가지가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황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마치 현재 상황에서 가능할 것처럼 국정원이 발표해 버렸다”며 “국정원이 엄청난 국민 혼란을 부추기고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는 사안을 무책임하게 발표해 버린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