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9일 동대구역 제2맞이방에서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이르면 18일 신당 창당 발기인 모집에 착수한다. 이 전 대표는 올 연말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와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 전 대표 측 인사는 17일 본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이번 주말 페이스북에 가칭 ‘이준석과 정치적 행동을 함께할 분들을 모집합니다’라는 제목의 공고를 내고, 인터넷 ‘구글 폼’에서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다음 달 말쯤 결심을 굳히면 곧바로 신당 창당 실무 절차에 돌입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창당 조건인 5곳 이상의 광역 시·도에서 각 1000명 이상씩을 모집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론’을 정치적 블러핑(허풍)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근인 김철근 전 당대표 정무실장은 본지에 “이 전 대표는 창당 발기인 모집 준비뿐 아니라 신당의 정강·정책, 당헌·당규에 대한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며 “이 전 대표의 기본적인 팬덤이 있기 때문에 신당 창당에 필요한 자금도 후원금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갈등이 봉합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등판설이 확산하자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발기인 모집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인터뷰에서 “저는 12월 27일까지 당의 변화, 특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를 수 있을 정도의 명시적인 방향이 없으면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라며 “어떤 단계로 움직일지 계획을 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내 교섭단체 조건인 20개 이상의 의석을 얻을 수 있으면 단기적인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에 대해서는 “한 장관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 나와 다른 영역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분이기 때문에 겹치지 않는다”며 “한 명이 올라가고 한 명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밌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