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이 내년 4·10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지난달 7일 서울 험지 출마를 선언한 지 51일 만에 출마 지역으로 종로를 선택한 것이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며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했다. 종로는 같은 당 최재형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 예상지로도 꼽힌다. 이에 대해 하 의원은 “현역 의원, 현역 장관 누구하고도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며 “다만 우리 당의 전국 선거를 도울 만한 간판이 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한 장관이 지역구에 매이면 역할을 할 수 없다.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하 의원은 당초 서울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했는데, 같은 당 현역 의원이 있는 종로를 험지로 볼 수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하 의원은 “종로는 (최 의원이 당선된) 지난 3·9 보궐선거를 빼고 세 번에 걸쳐 민주당이 차지한 지역이라 험지이자 격전지”라고 했다.

하 의원의 종로 출마는 당 지도부의 뜻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이뤄진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 측 인사는 “종로보다 더 밭이 좋은 지역구도 제안받았지만,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있는 곳에서 국민의힘을 수도권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실현하려 종로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 입장에서는 민주당 현역이 있는 지역구에서 도전해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다”며 “하 의원의 종로행(行)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