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구 초선의 김승수(58·대구 북을) 의원이 10일 김기현 대표 사퇴를 요구한 중진 의원을 겨냥해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당내 의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중진 의원이 소속 정당을 ‘좀비정당’으로 폄훼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지도부의 고심을 ‘꼼수’라고 매도하는데 어떻게 우리당 지지층을 설득하고, 중도층들에게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다.
김 의원은 이어 “펠로폰네소스 전쟁 때 아테네는 극히 힘든 전투에서 승리한 지휘관들을 자국 생존자 구조와 시신수습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8명 중 6명을 처형했다”며 “그 후 전쟁 경험이 부족한 초짜들이 지휘를 맡았고, 결과는 스파르타에 패해 멸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전투를 목전에 둔 지금은 총구는 적에게 돌리고, 당의 지혜를 모으고 지도부를 믿고 굳건하게 단합해서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이 언급한 ‘중진 의원’은 부산 3선으로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으로 해석됐다. 앞서 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김기현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시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대표 체제로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김기현 대표의 구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었다.
부산 5선의 서병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대표를 향해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더는 나비의 날갯짓이 아니다. 이미 태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친윤계인 경남 진주 3선의 박대출 의원은 ‘김기현 대표 사퇴론’에 대해 “단결이 혁신”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합리적이고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고 본다”며 “지금은 때가 될 때까지 순리대로 믿고 맡기는 게 상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의도 잣대가 아니라 국민 잣대로 풀어가야 이긴다”며 “빅텐트로 이겨야 한다. 찢어진 텐트는 비가 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