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후보 1번에 장애를 극복한 여성 변호사 최보윤씨를, 2번에 탈북민으로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공학도 박충권씨를 배치했다. 국회에 무난하게 입성하게 된 30대 박충권 당선자(1986년생)는 북한 평양의 국방종합대학교에서 핵미사일을 개발하다가 3학년 때 북한이 감옥 같다는 생각에 탈북을 결심했다. 2009년 24살 나이에 한국 땅을 밟은 박 당선자는 서울대 재료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태영호 의원이 구로을에서 낙선하면서 박 당선자는 22대 국회에서 유일한 탈북민 출신 현역 의원이 됐다.

총선 하루 전인 지난 3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난 박 당선자는 자신이 2번에 공천된 이유와 관련해 “야당의 반미 종북 후보들과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반미 종북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합류했다”며 “국정원 대공수사권 회복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이 “그런 사람들을 막는 것”이라며 “(반미 종북 인사들이 국회에 들어와) 기밀 자료를 요청해 악용할 가능성”을 걱정했다. 공학 박사 출신으로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라고 강조한 그는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북한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다. 그걸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 국회의원으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 "국정원 대공수사권 회복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할 생각이다. 더불어민주연합에서 공천한 반미 종북 인사들이 대거 국회의원으로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그들이 심판받지 못하면 국회에 들어가 대공 수사권 회복을 통해 잘못을 보완할 생각이다. 다음으로 탈북민 정착과 취업을 위해 노력하겠다. 생애 주기별로 두텁게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북한에서 ICBM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국방 안보 분야 정책을 만드는 데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젊은 과학자를 좀 더 지원하고 과학기술인이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이공계 지원 특별법도 발의할 생각이다. 장학금을 확대하고 스타 과학자를 육성할 생각이다. 과학기술인 공제회 확대도 생각 중이다. 우주항공청을 조속히 안착시키고 원자력 생태계 복원에도 힘쓰겠다."

- 탈북자 지원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일단 (남북한의) 격차가 크다. 이걸 극복해낸 사람만이 적응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 탈북민들이 사회에 적극 동화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국민들이 좀 기다려주고 이해해줘야 한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도 일단은 길을 열어줘야 한다. 첫 직장에서 적응 못하더라도 다음 직장에 가면 달라질 수 있다."

- 왜 본인을 비례 간판 후보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나. "청년 과학기술 대표로 당에 들어왔다. 남북한의 극단적 격차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취약계층의 성공모델로 봐주면 좋겠다. 야당의 반미 종북 후보들과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당의 의지도 작용한 것 같다. 국회의원은 계약직이다. 안정적인 것을 포기하고 정치를 결심하는 과정에서 밤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안보가 위협받고 미래 현안으로 싸우지 않고 개인의 범죄와 비리로 싸우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에서 연구자 혹은 엔지니어로 살 때 무엇이 가장 힘든가. "기술 인력은 국가 경쟁력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술 인력이 사회적으로 존중받고 인정받지 못하는 문화가 있다. 노력에 비해 보상도 적다. 그래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있는 것 같다. 좋은 인력들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간다. 우리나라가 기업 하기 좋은 환경도 아니다. 거미줄 규제로 창업하기도 힘들다. 제조업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이상하게 볼 정도다."

- 탈북했는데 교육 시스템이 달라서 어렵지는 않았나. "진짜 어려웠다. 남북한의 교육 수준 차이가 너무 컸다.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초반에는 수업 내용의 30% 정도밖에 못 알아들었다. 나름 북한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는데 자부심이 완전히 부서졌다. 용어가 북한과 다르고 수업과 교재가 영어로 돼 있어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대학원 초반에 하루에 4시간도 못 잤던 것 같다. 이 악물고 공부해 따라잡는 데만 1년이 걸렸다."

- 탈북자 교육 정책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나. "그냥 같이 하는 게 좋다. 본인이 직접 부딪히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격차를 극복하는 동안 좀 기다려주고 이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학교 선후배들이 참 고마웠다. 별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지금도 잘 돼 있지만 장학금 등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더 살펴볼 생각이다. 최근에 탈북민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좀 슬림화하고 효율화해야 한다."

- 선거운동 기간 무엇에 집중했나. 가장 아쉬운 것은 무엇인가. "거리 유세를 많이 다녔다. 국민의미래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야권에 들어와 있는 반미 종북 인사들이 국회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집중하려 했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기밀자료를 요청해 악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런 부분에 좀 집중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부족했다. 내 역할이 그런 사람들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비례대표는 전문성이 중요하다. 북한·과학 둘 중 어디에 의정활동을 집중하고 싶은가.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산자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시작하고 싶다. 탈북민으로서 대북정책이나 탈북민 지원은 의정 활동 내내 할 생각이다. 북한에서 살상무기를 개발하던 전공자였는데, 인류의 보편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학 분야에서 일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우리의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북한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다. 그걸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

- 북한은 핵, 미사일 등에서 기술력을 보이고 있다. 북한 과학기술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주 열악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우리에게 보여지는 핵, ICBM 이런 것들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가 있다. 하지만 기형적으로 발전시켜서 전반적 기술이 못 따라가고 있다. 그러면 품질 관리가 되지 않는다. 양산품도 현대전에서 말하는 초정밀 무기하고는 거리가 멀다. 북한에서 러시아에 제공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목표물에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원자력도 그렇다. 핵무기는 만들지만 원자력발전 기술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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