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3일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시절 조직부총장과 사무총장을 각각 맡았던 배현진(왼쪽) 의원과 이철규(오른쪽) 의원의 모습. 가운데는 당시 전략기획부총장이었던 박성민 의원. /남강호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8일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과의 전화 통화 녹음을 공개하면서 “제가 이 의원에게 전화로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해놓고 페이스북에서 딴소리했다는 건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를 공개적으로 반대한 의원 중에는 전화로는 출마를 권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진행자가 ‘혹시 배현진 의원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얘기 안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단언컨대 저는 이철규 전 사무총장에게 전화든 대면이든 원내대표를 권유한 사실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외려 지난해 서울 강서 선거 패배 뒤부터 지도부답게 함께 책임지고 자중하자고 거듭 권유해왔다”고 했다.

이어 “코너에 몰리면 1만 가지 말을 늘어놓으며 거짓을 사실로 만들고 주변 동료를 초토화하는 나쁜 버릇. 이제라도 꼭 고치셨으면 좋겠다”며 “좀, 선배의원답게. 어렵습니까”라고 했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43초 분량의 음성파일도 함께 올리면서 “통화를 한 시점은 4월 26일 오후 5시쯤이고 다음 날인 27일 언론에 원내대표 출마 의지를 비친 이 의원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났다”며 “제가 보다보다 못해 ‘불가피하게’라고 밝히고 페북에 ‘불출마 촉구’ 글을 올린 건 4월 30일”이라고 했다.

음성 파일에는 아래와 같은 대화가 담겼다.

이철규: 나는 (원내대표를) 하고 싶어서 하는 건 싫다. 그 대신에 누군가가 해야 되면 총대를 메라고 하면 하지만…

배현진: 저는 안 나오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 그래?

배: 네, 다치세요.

이: 그래 맞아. 그럼 저기, 내가 안 하는 걸로…

배: 왜냐하면 이번에 저희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한테 아직도 국민들이 쏟아붓고 싶잖아요. 다 해소가 안 된 상태고, 해답이 뭐가 없는 상태인데, 그 모든 비난과 화살을 혼자 받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