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며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영역에서의 ‘격차해소’이기도 하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다만, 우리 국민의힘이 총선 과정에서 국민들께 약속했던 특권폐지 정치개혁 과제들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지구당 부활을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아니라 정치인들끼리의 뻔한 흥정으로 생각하실 것 같다”고 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을 지휘하면서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이상 확정시 세비 반납’, ‘의원 정수 축소’ 등을 국회의원 특권폐지 정치개혁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중앙당의 지역 하부조직이었던 ‘지구당’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의 ‘차떼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을 계기로 ‘금권정치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정치자금법·정당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폐지됐다.
이후 지구당 역할을 당원협의회(국민의힘), 지역위원회(더불어민주당) 등이 각 지역구에서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은 정당법상 공식적인 조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중앙당으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지역 조직 기반을 유지하고 당원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이날 오전 “지구당 부활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구당 후원회 폐지로 당원협의회 운영 재원은 전적으로 당협위원장 개인이 조달해야 하는 새로운 부조리를 낳았다”며 “‘깨끗한 정치를 실천하자’며 단행한 정치개혁이 부자들에겐 날개를 달아주고, 가난한 정치신인, 청년 정치인들은 사지로 몰아넣는 역설을 낳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구당과 지구당 후원회 부활은 우리가 이미 청산한 과거를 부활시키는 일이 아니라, 깨끗한 정치를 공평하게 실천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와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새로운 정치개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