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4명의 후보자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윤(반윤석열)’ 이미지를 구축하게 된 한동훈 후보와 ‘친윤(친윤석열)’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가 서로를 향해 날선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12일 두 후보 캠프에 ‘주의 및 시정명령’ 조치를 내리기로 의결했으나, 결국 지난 7월 15일 오후 2시에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두 후보 지지자 간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다. 총선 참패 이후 우려되던 보수 분열의 조짐이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 KBS 본관에서 주간조선과 만난 원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표직 연임에 나서 1인 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가능성에 대해 “당 내부는 물론 당정이 하나로 똘똘 뭉쳐야 극복할 수 있다”며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또 앞서 7월 12일 대구에서 열린 세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라며 영화 ‘대부’의 대사를 인용한 데 대해서는 “내가 말한 ‘화해’와 ‘배신’은 채상병 특검을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원 후보와의 일문일답.

- 총선 참패 후 당에서 개혁 논의가 활발하다. 원조 개혁소장파로서 당에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총선 참패 이후 당이 무기력하고 혼란한 상태다. 당을 개혁해 체질을 강하게 바꿔야 한다. 당 개혁의 출발점은 당원에게 당 권력을 돌려주는 것이다. 당원 중심의 정당, 당원이 주인이 되는 당으로 바꾸겠다. 공천 시 당 기여도를 우선 고려하고 '듣보잡 공천'을 없애겠다. 상향식 공천을 도입해 '밀실공천' '사천(私薦)'을 없애겠다. 각 사회 분야별로 대표성이 반영되는 것이 비례대표인데 그와는 전혀 관계없이 서류도 내지 않고, 개인적 관계 외에는 설명이 안 되는 사람들이 대거 (비례대표 명단에) 들어가는 이런 것들이 시정되지 않고는 어렵다고 본다."

- 앞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를 향해 '사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조금 더 설명해달라. "제가 대표적인 (사천) 대상에 대해서는 사실상 이름까지 공개를 했다. 그들이 어떻게 공천이 됐는지 공천 과정에 대한 당무감찰을 하거나, 총선백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들의 진술과 이야기를 확인했을 때 다른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다면 제가 깨끗이 승복할 거다. 그리고 그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질 수 있다. 그런데 제가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한동훈 후보의) 측근 또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 총선백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이 규명될 것이라 보나. "총선백서의 내용을 못 봤지만, 원래 그런 것이 당연히 담겨야 한다. 총선백서라는 게 대통령과 정부 책임, 당의 책임, 당 공천에 대한 부분, 또 그 공천에 관여했던 당직자들과 공천에 부당함을 느끼는 사람들의 여러 주장을 조사해 담는 것 아니겠는가. 만약 그런 내용들이 진실되게 담기게 된다면 저절로 밝혀지게 될 것이라 본다."

- 한 후보가 당의 변화를 외치며 외연확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평가한다면. "내용이 전혀 없다. 그저 변화만 외치고 있어 무슨 변화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 후보가 말하는 외연확장이 당원들이 동의하지 않는, 김경율 회계사와 같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 특수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을 고리로 한 것이라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당원들이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 한 후보를 향해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라는 영화 '대부'의 대사를 언급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거야(巨野)와의 합치점을 찾지 않으면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여야 협치는 언제나 필요한 것이다. 숫자가 많고 적다고 달리 볼 일이 아니다. 내가 말한 '화해'와 '배신'은 채상병 특검을 말하는 것이다. 국정운영과 이는 별개다.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가려는 계략적인 특검에는 타협할 수 없다. 특검의 근거도 불명확하고, 현재 공수처 수사 중인데 무슨 특검을 하겠다는 것인가. 특검 추천권을 수정해 특검 받자고 하는 것은 신호등도 제대로 못 보는 초보자나 할 일이다. 민주당은 무조건 탄핵인데, 그 문을 열어주자는 것은 당에 대한 배신, 대통령에 대한 배신 아닌가."

-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우려되는 점들은 무엇인가. 그 상황이 된다면 원 후보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당정 대격돌. 대통령의 탈당 또는 분당이 우려된다. 당이 깨지지 않아도 식물 여당,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라 본다. 탄핵은 반드시 시작될 것이고, 지옥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향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의 패배도 불 보듯 뻔하다. 윤석열 정부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가 태풍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불행한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당내 투쟁부터 시작할 것이다. 당원들의 힘을 모아 당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

- 법사위가 이달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야당이 탄핵 정국 조성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위헌 위법 청문회다. 탄핵사유가 없는데 청문회는 왜 하나. 민주당도 알면서 하는 것이다. 탄핵 분위기 조성용 청문회다. 증인들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 더 확고해지는 야당 1인체제에 당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지난 총선 '명룡대전' 패배는 원 후보에게 약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당은 물론, 당정이 똘똘 뭉쳐야 극복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당대표가 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일 것이다. 계양에서의 패배가 약점이라면, 총선에 참패한 장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 패배가 약점은 아니다. 누구나 질 수도 있다. 지고 나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 당대표 선거가 정쟁으로 흘러가면서 정책과 비전이 뒤로 밀려난 모습이다. "밀려난 것이 아니라, 다른 후보가 동참하지 않고 언론이 보도를 하지 않을 뿐 꾸준히 정책을 발표 중이다. 제일 많이 발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정책과 당 개혁이다. 민생정책은 특히 물가, 그중에서도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정부가 발표한 재정기금 5조6000억원으로는 부족하다. 10조원으로 늘릴 것이다. 기금을 투입해 농산물 가격을 낮추고, 비축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고금리로 인한 서민 고통을 경감시킬 대책도 갖고 있다. 자영업자, 직장인, 영끌 대출자, 청년 채무자들은 고금리의 최대 피해자인 만큼 계층·채무원인·유형별로 맞춤형 긴급대책을 세워 바로 지원할 것이다. 당이 금리인하 논의를 주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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