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 상반기 NLL(서해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도발한 3차례 GPS(위성항법장치) 전파 교란 공격으로 항공기 533대, 선박 1055척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GPS 장치가 교란되면, 항공기·선박 시스템이 위치를 잘못 인식해 항로를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5일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북한 전파 교란 현황’ 자료를 보면, 북한은 지난 3월 5~16일, 4월 2~7일, 5월 29일~6월 2일 세 차례에 걸쳐 GPS 전파 교란 공격을 했다. 해당 기간 항공기 533대, 선박 1055척 등 총 1588대의 기기와 장비가 전파 교란의 영향을 받았다. 북한의 이번 GPS 전파 교란은 ‘오물 풍선’ 무더기 살포와 동시에 진행됐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총 7차례 있었는데, 그 가운데 3건이 올 상반기에 이뤄졌다. 교란 영향 건수도 올 상반기 역대 둘째로 많다. 역대 최다는 2016년 한·미·일 정상이 미국 워싱턴에서 북핵 대응 회의를 개최한 직후인 2016년 3월 31일~4월 5일 4차 공격이었다. 당시 항공기 1007대와 선박 715척 등 총 1722대의 기기와 장비가 전파 교란의 영향을 받았다.
북한의 GPS 교란 도발이 큰 피해로 이어진 사례는 아직 없다. 국내 군용 장비나 항공기, 중대형 선박 등이 GPS 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는 관성항법장치(INS) 등을 대체 항법장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성항법장치는 항공기의 속도·자세·위치·진행 방향 등을 컴퓨터가 계산해 운행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게다가 우리 군은 교란 전파 차단 장치 등 보안이 강화된 군용 GPS를 사용한다.
박충권 의원은 “북한의 이번 GPS 교란 기술이 이전보다 진일보한 것인지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급증하는 GPS 교란 공격의 대응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