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지난 7월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와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허 대표와 통화를 한 시점은 국민의힘 7·23 당대표·최고위원 선거 열흘쯤 전이라고 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른바 ‘김 여사 사과 문자’가 공개되며 논란이 커지자 답답함을 하소연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9일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7월 중순 시부상(媤父喪)을 당한 허 대표에게 위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 걸 계기로 대화를 주고받다가 허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허 대표를 위로하면서 “왜 국민의힘을 나가셨느냐” “한번 만나서 대화하고 싶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허 대표에게 자기의 외로운 처지와 자기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억울함 등도 얘기했다는 후문을 들었다”고 했다.
김 여사는 허 대표와 통화하며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에 대한 섭섭한 마음도 일부 드러냈다고 한다. 김·허 두 사람 통화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일주일여 앞두고 이뤄졌는데 당시는 한 후보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1월 중순 김 여사가 보낸 이른바 ‘디올백 수수 사과 의향’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이 커지는 시점이었다.
이날 한 정치 평론가도 라디오에 출연해 “김 여사가 최근 한 야당 대표에게 전화 걸어서 1시간 동안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허 대표는 본지에 “김 여사 통화와 관련해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허 대표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됐고, 이준석 당대표 시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을 맡아 2022년 3월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여사는 2023년 1월 국민의힘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을 한남동 관저에 초청해 오찬을 한 적이 있는데, 같은 사업가 출신인 허은아 당시 의원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